27세의 영화감독, 커리 바커의 단편영화 ‘The Chair’를 2023년도에 보고 관심이 있던 터에, 올해 그의 장편 공포영화 ‘옵세션’이 엄청난 흥행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가 기다려졌다. 영화 ‘백룸’을 만든 케인 파슨스와 함께 할리우드의 신예로 현재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차세대 영화감독으로 신임을 얻고 있다. 커리 바커의 첫 번째 단편영화가 길에서 주워 온 어떤 낡은 의자에 대한 집착의 공포 이야기처럼, 그의 장편영화 ‘옵세션’도 어떤 인간에 대한 집착을 다루고 있다. 여주인공 인디 네버레티가 이 작품을 혼자서 성공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녀의 연기는 소름 끼쳤다.
이미지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영화는 현재 공포영화의 유행답게 무척 자극적이고 직설적이며 자질구레한 설명을 자제하고 캐릭터의 감정을 중요시한다. 코로나 이후로 근래에 와서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가 매우 섬세해진 호러 장르의 영화들이 많아진 것은 정말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알아차린 이유일 것이다.
어느 미국 영화 평론 블로그에서 영화 ‘옵세션’을 현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공포를 다루고 있다는 비평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옵세션’과 비슷한 영화를 필자가 30년 전에도 본 적이 있어서 그 글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누군가를 너무나 짝사랑한 나머지 소원을 들어주는 어떤 ‘개체’에 대가를 치르고 사랑을 얻는 주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런 진부한 소재를 이번 영화에서는 왜 달콤한 멜로영화가 아닌 공포영화가 되어 흥행에 성공하였을까?
이미지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영화 ‘옵세션’ 속에는 사랑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사랑에 대한 ‘희생’은 없다. 버튼만 누르면 바로 새벽 배송이 되는 세상에서 사랑마저도 지금 갖고 싶은 욕심일 뿐이다. 사랑을 얻기 위한 ‘노력’은 모두 귀찮아졌다. 소원을 들어주는 ‘원 위시 윌로’를 부러뜨리고 소원을 빌기만 하면 감정 소모 없이 곧바로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이 편리함을 그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사랑은 누가 대신 배송해 주지 않는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얻으려면 반드시 본인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 영화는 희생이 없는 사랑은 결국 소유욕에 의한 집착뿐이라는 것을 잔인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