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뤄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사실 단순하다. 포기의 유무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끝내 성공을 거머쥔 이들의 공통점은 단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대 미술학부 07학번으로 티웨이항공 4년 차 시니어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연희 씨의 경우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경우였다. 10번이 넘는 도전과 실패 속에서도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이뤄냈다. 이제 그녀는 수많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으로 보람찬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가 꿈을 이뤄내기 까지 들인 노력과 땀, 남 몰래 흘린 눈물은 과연 얼마만큼일까? 밝은 미소 속에 남다른 내공이 깃든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승무원은 오래 전부터 선망의 직업 중 하나인데요. 승객에 대한 서비스 외에도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업무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승무원이 되기 전에는 고객 서비스가 주된 업무라고 봤는데, 그보다 더 크고 중요한 것이 안전업무더군요. 물론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승무원의 가장 큰 역할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에요. 특히 비상시에 탈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역할이죠. 입사 후 처음 승무원 교육을 받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놀랐고, 그래서 더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었죠. 지금도 항상 교육을 받아요. 매일 안전에 대해 체크하고, 비행을 앞두고도 승객 분들이 탑승하기 전 브리핑을 통해 그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점검하죠. 비행기에 먼저 올라 장비 점검 등 각자 맡은 부분을 체크하고 그날의 안전비행을 위한 준비가 완벽하다는 사실이 의심할 여지 없을 때 출발하게 되죠. 승무원에게 안전 점검은 일상화 돼 있다고 보시면 되요.
Q 최근에는 유난히 항공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티웨이항공에서도 안전운항과 관련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을 듯 합니다. 특별한 교육이 실시되기도 하나요?
맞아요. 최근 사고가 이어지며 더욱 경각심을 갖고 있죠. 세월호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 안전교육 시행 유무에 따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결과는 극명하게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각각의 승무원들이 맡은 역할을 잘해 내는 것이죠. 제 업무의 1순위는 비상탈출의 준비에요. 예전에 아시아나 항공 사고 당시에도 가장 먼저 탈출명령을 내린 것은 기장이 아니고 승무원이었어요.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승객을 탈출시키는 것은 승무원의 책임이죠. 그런 교육을 항상 철하게 받고 있어요. 정기교육도 있고, 사고 사례들도 회사 홈페이지에서 교육을 하고 있고요.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특별히 지침이 내려오기도 하죠. 단순히 교육뿐 아니라 안전대비가 잘 되어 있는지에 대한 시험도 보고요. 회사 차원뿐 아니라 외부 감독기관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와요. 불시점검을 통해 장비나 비행기 상태를 점검하기도 하고 승무원에게 상황 별 대처법에 대한 질문도 불쑥 던지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늘 공부를 해야 해요. 승무원들을 주의 깊게 보시면 밖에서도 계속 뭔가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공부를 하는 거죠(웃음).
Q 비행 스케줄은 얼마의 기간을 두고 짜이나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2주 정도 비행 스케줄이 미리 나와요. 다른 대형 항공사의 경우에는 한달 주기로 나오기도 하고요. 저희 같은 소형 항공사의 경우는 승무원들이 돌아가며 국제선과 국내선 근무를 해요. 제주발 국제선이 있는 경우에는 제주까지 국내선 근무를 하고 제주에서 국제선 근무로 바뀌는 경우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 오늘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행 비행기를 타야 해요. 이 정도 비행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내려서 24시간 정도 체류하고 다시 근무를 하게 되죠.
Q 직접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을 듯 한데요. 힘들었던 순간도 적지 않을 듯 한데요?
다행히도 저는 승객 분들의 컴플레인으로 힘들었던 적은 없어요. 굳이 힘든 것을 꼽자면 비행기가 어쩔 수 없이 연착되는 경우에요. 날씨 영향이 제일 크죠.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면 승객 분들 중에는 역정을 내시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이해가 되는 것이 승객들은 정말 오랜만에 시간을 내서 계획한 여행이잖아요. 그럴 때는 힘들기보다 마음이 무겁죠. 승객이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는데, 저희가 항공사의 승무원이니까 당연한 거라 생각해요.
Q 보람을 느꼈던 순간도 있었을 듯 한데요?
물론이죠. 기억에 남는 비행도 있어요. 한번은 시각장애인 단체 승객을 태워야 했어요. 밤샘 비행이었는데, 모두 성인 분들이시지만, 아무래도 평소보다 세심하게 서비스를 해야 했어요. 그때 정말 제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익숙지 않은 공간이다 보니 한 분 한 분 화장실에 모셔드려야 했거든요. 화장실 사용법도 알려드리지만, 한번 들어갔다 나오실 때는 뒷정리도 해드려야 했고요. 또 대부분의 승객들이 모처럼 여행에 많이 신났는지 거의 주무시지 않으셨거든요. 쉴새 없던 비행이었지만, 승무원으로서 제가 필요한 이유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죠. 도착해서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시는 말씀을 들었을 때는 정말 보람 있었어요.
Q 반대로 감정노동이라고 하죠? 까다로운 승객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편인가요?
그런 경우에는 표정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승객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규정상 마음대로 드릴 수 없는 상황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어린이와 동반하시는 승객의 경우는 종종 사탕을 요청하시기도 하는데, 저희 항공사의 경우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사탕 제공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때 제 주머니에 사탕이 있어도 드릴 수 없는 거죠. 그럴 때는 태도가 싸늘해지시는 고객들이 계시긴 하지만, 최대한 만족감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굉장히 난감했는데 이제는 능숙하게 넘기곤 해요(웃음).
Q 일을 해 오며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끊임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매번 느끼죠. 주니어 시절에는 제가 제일 힘든 것 같았고, 선배가 되면 편해질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은 직업을 막론하고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인 듯해요(웃음). 선배가 되면 될수록 또 다른 고충이 있더군요. 업무의 중요성도 커지고 책임도 커지니까요. 특히 비행 중에는 ‘비정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비행기가 회항을 할 수도 있고,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죠.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에요. 정상상황에서는 사실 시니어가 편하긴 하죠. 하지만 비정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능숙하게 대처하는 시니어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요. 김포-제주 노선 같은 경우 특히나 기상악화로 인한 비정상상황이 종종 발생해요. 저도 승객일 때는 잘 몰랐는데 그럴 때는 비행기 일정이 정말 촉박해져요. 한번 연착이 되면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정말 바쁘게 돌아가거든요. 아침에 10분이 지연되면 저녁이면 정말 초초해지죠. 커퓨타임(Curfew Time•야간운항통제시간)이라고 있는데 주거지역과 인접한 공항은 소음 규제로 밤 11시까지 착륙하지 못하면 바퀴도 못 내리고 다시 돌아가야 해요. 비행 스케줄 상 마지막 착륙을 밤 10시30분까지로 한다고 해도 연착이 되면 종종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죠. 특히 주말에는 공항도 일반도로와 마찬가지로 비행기로 붐비거든요. 환자도 종종 발생하는데 노인 분들의 경우 기압 차 때문에 졸도하셨다가 다시 깨어나시는 경우도 있어요. 정말 비행상황에서는 긴장을 놓을 수가 없어요.
Q 사회적으로 승무원을 좋은 직업,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은데, 특히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일 듯 한데요?
그렇죠.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지나가시는 분들도 한번은 더 보시니까요. 그래서 입사 후 초기교육 받는 시절에는 처음부터 유니폼을 입을 수 없어요. 승무원들이 하면 안 되는 행동이 있기도 해요. 항상 표정관리는 필요하고, 다리를 꼬고 앉아서 껌을 씹는다던가 하는 것은 금물이죠. 보기 좋지 않은 행동은 안 된다고 보면 되요. 그래서 저희는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근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 역시 지금은 근무시간 전이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공항에서 누군가 길을 묻는다면 친절하게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죠. 그래서 퇴근 할 때는 일부러 버스 저 안쪽으로 숨기도 해요(웃음). 밤을 새고 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졸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Q 처음 승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일을 시작하셨을 때 생각했던 것과 현실과의 차이도 느끼셨을 듯 한데요. 경험으로 깨달은 것 중 승무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승무원의 업무 중 안전업무가 가장 우선한다는 것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중이에요. 또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변함없는 것 중에는 외국어가 중요하다는 점이에요. 저희 같은 경우는 일본이나 중국노선도 많고 특히 중국 승객 분들이 많아요. 지금도 중국어와 일본어를 같이 공부하고 있어요. 만약에 중국인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를 생각하면서 대비하는 거죠. 중국 승객 분들 중에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고, 또 응급상황에서는 자기 모국어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체력관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비행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부분이죠. 많은 승무원들이 처음에 면접을 볼 때는 다이어트를 하는데 비행을 시작하면 두 부류로 바뀌어요. 한쪽은 살이 찌고 한쪽은 살이 빠지죠. 자기 체질대로 힘든 게 몸으로 드러나는 거죠. 너무 힘들어서 관리가 안 되는 거에요. 체력을 유지하려면 비행 업무 외적으로 운동이라든지 자기 관리가 필요하죠. 저도 운동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승무원이 되고부터는 수영을 시작했어요.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운동을 하는데 정말 체력강화에 많은 도움이 되요.
Q 그 어느 것도 허투루 할 것이 없을 듯 한데, 하루 업무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하루 업무의 패턴을 말씀 드리자면, 집 나서기 한 시간 전부터는 준비를 해야 해요. 옷이나 화장도 규정에 맞춰 단정하게 준비를 해야 하죠. 출근을 하고 나서는 스케줄 체크가 우선이에요. 비행시간을 앞두고 몇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제 경우는 그 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편이에요. 그날그날 어떤 승객들이 타고, 기내식은 준비가 잘되어있는지를 체크하죠. 각자 담당한 부분의 체크가 끝나면 승무원들끼리 모여서 환자탑승 여부와 기내식 메뉴 파악, 유아 승객 파악 등 정말 세심하게 숙지를 해요. 그 모든걸 다 확인하고 비행을 시작하는 거죠. 모든 서비스가 매뉴얼화 돼 있지만, 때론 승객에 맞춰서 유동적으로 추가되기도 하고요. 그 다음에는 기장님과 브리핑 시간을 가져요. 기장님께서는 항로와 날씨 등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고 당부사항도 전달을 하시죠. 그 후에는 항공기에 함께 탑승해서 다시 안전사항 체크가 시작되죠. 이상이 없으면 보고를 하고, 최종적으로 사무장이 다시 체크를 하고요. 그리고 나서 승객 분들을 모시는 거예요. 승객 탑승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안내와 이륙 전에 안전교육이 이뤄지죠. 이륙하고 나서는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 되요. 음료 등을 준비하는 거죠.
Q 직업적인 측면에서 승무원이라는 직업의 장점, 또 단점을 짚어주신다면?
장점도 많고 단점도 있는 직업이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장점이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것들이죠(웃음). 해외도 자주 가고 이국적인 장소를 둘러볼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요. 어쩌다가 한 번씩은 72시간씩 체류시간이 주어지기도 하거든요. 물론 대부분은 하루 정도이지만요. 외국어도 공부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에요. 특히 중국 분들은 승무원이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말씀을 많이 하세요(웃음). 공부를 하려고 한다면 원어민 선생님이 따로 없죠. 반면 단점이라면 늘 긴장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거예요. 졸릴 틈이 없는 직업이라고 할까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장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죠. 또 한 가지를 꼽자면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다른 직업 보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는 것이에요. 비행기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승객으로 탑승했을 때도 장거리 비행은 피곤하거든요. 기압 차 때문인데, 승무원은 그런 상황에서 쉼 없이 서비스를 해야 하죠. 여성의 경우 독특한 장점이 있다면 육아휴직이 길다는 것이에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육아휴직이 2년이에요. 직업적인 특성상 임신 순간부터 비행을 할 수 없게 되니까요. 아이를 낳고 어느 정도 육아에 전념 하다가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저 역시 곧 결혼을 할 예정이라 더 큰 장점으로 다가오더군요(웃음). 급여 면에서도 대단히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기업 수준은 되지 않을까 싶네요.
Q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실수, 에피소드도 적지 않을 듯 한데요? 가장 큰 실수의 기억이라면?
(웃음) 새벽에 출근하는데, 공항에 거의 도착해서 규정에 정해진 스카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적이 있어요. 집이 멀기 때문에 돌아갈 수도 없었죠. 그때는 아무 생각이 안 나더군요. 승무원은 규정에 정해진 복장을 하지 않으면 비행을 나갈 수 없거든요. 그때는 다행히 근처에 사는 동료에게 전화해서 스카프를 얻어 착용한 뒤에야 비행을 할 수 있었어요. 시계도 안차고 오면 절대 안될 정도에요. 그래서 지금은 여분을 가지고 다니곤 해요.
Q 선후배간에 위계질서도 나름 엄격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연차에 따라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 구분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한 번은 남자 동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출퇴근하는 군대 같다더군요(웃음). 아무래도 적절한 규율과 위계가 있기는 하죠. 저희는 전체 승무원이 200명 정도고, 모든 승무원이 서로를 아는 상황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가족 같은 분위기죠. 하지만 그럼에도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명령체계가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비행을 할 때는 후배들도 조심을 하지만 저도 후배 눈치(?)를 볼 때가 있어요. 업무를 태만하게 하면 모범이 될 수 없으니까요. 평상시에 모범이 되어야지만 비상시에도 지시를 내렸을 때 잘 따라오게 된다고 생각해요. 편하게 대하는 순간도 있지만 지킬 것은 지키는 거죠. 그 외에 머리모양이나 손톱 색은 규정이 다 있어요. 예를 들면 이마가 얼마 정도 보여야 하고 아이라인을 그려야하고 립스틱은 꼭 발라야 한다는 것 등 이이에요. 그런 규정을 매일 검사 받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지키는 거죠. 물론 막내 같은 경우에는 좀더 신경을 써야겠지만요(웃음).
Q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실수, 에피소드도 적지 않을 듯 한데요? 가장 큰 실수의 기억이라면?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직업이었어요. 사실 어머니께서 오래 전에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하셔서 일찍부터 친숙하게 생각했던 직업이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로 꿈을 실행에 옮긴 것은 대학시절 취업을 준비 하면서부터였어요.
Q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준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 본인이 준비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설명해 주신다면?
외국어 회화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 같아요. 영어는 기본이고, 관광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승객들을 잘 응대 하기 위해서 중국어구사능력은 승무원으로서 이제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어 구사가 가능할 경우 공채에서는 많이 이점이 있어요. 또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체형관리나, 피부관리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반드시 예뻐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웃음). 저는 준비하면서 ‘눈이 마주쳤을 때 다가가기 편한 표정을 가진 사람이 되자’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같이 일하는 승무원들을 보면 각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자기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그렇게 자신만의 매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막연한 꿈으로만 있을 때와 실제 이뤄내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은 달랐을 텐데, 준비해야 했던 것 중 가장 어렵게 생각됐던 부분은?
가장 어려웠던 것은 공부나 체형관리가 아니었어요. 제 경우는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기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여느 시험처럼 어느 문제를 틀려서 몇 점이고 이런 답도 없거든요. 면접 자체도 다수 대 다수로 이뤄지고, 각자의 발언 가능 시간은 길어야 2~3분이니 그저 답답하기만 했죠. 언젠가는 이틀 간격으로 일주일에 총 3번 불합격 통보를 받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합격은 익숙해 지지 않더군요.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스스로 나무라기’를 그만하기로 했어요.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작아지는 것 같았거든요. 대신 나 같은 인재를 알아봐줄 때까지 계속 도전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Q 승무원 채용 과정의 특징, 진행 방식이 궁금하네요.
사실 채용 방식은 회사마다 달라요. 저는 국내 항공사, 외국 항공사를 병행하며 준비했었죠. 국내항공사 같은 경우에는 1차 서류전형, 2차 실무진 면접, 3차 임원진 면접 정도가 기본인 것 같아요. 체력테스트, 신체검사, 외국어 테스트, 적성검사 등을 하는 곳들도 있고요. 외국 항공사의 경우는 서류전형, 다수 대 다수 면접, 토론, 에세이작성, 흉터검사, 개인 심층면접 등의 절차가 회사마다 상이하게 있습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되고요. 기억을 떠올려 보면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인 것 같아요. 그래도 가장 떨리는 것은 합격자 발표 클릭하는 순간이었죠.
Q 승무원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누군가는 한 번에 붙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는 10번이 넘게 도전했어요. 경쟁률이 굉장한 만큼 장기전이 될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도전하시길 바라요. 저는 “나를 알아봐줄 때까지”라는 마음으로 계속 도전했어요. 요즘 제 꿈의 항공사였던 에미레이트 항공도 한국인 채용을 다시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승무원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보세요. 세계 각국에서 온 승무원들과 함께 일하는 기회를 얻게 되길 응원할게요.
Q 동아리나, 특별한 조별 프로젝트 같이, 학교 생활을 했을 당시 기억에 남는 활동들이 있다면?
저는 미술학부에서 입체미술을 전공했어요. 지금과는 동떨어진 전공이었지만, 졸업전시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죠. 과실에서 밤새고 작품을 만들고, 동기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 짓곤 해요. 야외 조각전은 특히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작업을 했는데, 작품 제목이 ‘그건 오해야’ 였어요(웃음). 소중한 사람들이 오해 때문에 서로 상처받지 않길 기원하며 만든 작품이었죠. 그때가 참 즐거웠던 것 같아요.
Q 어학연수나, 해외 유학 등의 경험은 있었나요?
사실 저는 어학연수나 해외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미국드라마, 영어뉴스 등을 통째로 외우며 영어공부를 했죠. 휴학을 하고 한 6개월 정도 집중해서 영어에 몰입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아주 능통하게는 아니어도 의사소통에 불편함 없을 정도의 수준은 되더군요. 국내유학이란 게 정말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죠(웃음).
Q 돌이켜 봤을 때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유학 갈 여건은 되지 않았고, 휴학하고 영어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것이 지금 제 가장 큰 재산이 된 것 같아요. 하루 4시간씩 자고, 한국말은 6개월 동안 거의 안 했거든요. 그렇게 독하게 했더니 정말 외국경험 전무했던 저도 스피킹, 토익 고득점이 가능하게 되더라고요. 취업 후에는 마음처럼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이뤄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것이 언어적인 능력이던, 어떤 자격증 취득이던 정말 필요한 것 이라면 6개월, 1년쯤 더디게 되더라도 제대로 준비를 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Q 후배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 취업을 위한 마음 가짐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봐 줄 때까지’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각자의 특성을 살렸으면 좋겠어요. 특히 승무원은 팀으로 일하게 되고, 각자 다른 장점들과 능력들을 가지고 하나의 팀을 이뤘을 때 그 비행은 정말 좋은 비행이 되거든요. 누군가는 정말 상냥해서 기내에 밝은 분위기를 만들고, 누군가는 절제된 카리스마가 있어서 안전업무 수행에 어려움들을 해결하고, 누군가는 손이 정말 빨라서 시간을 다투는 비행업무에 여유로움마저 만들어 내기도 해요. 또 누군가는 이벤트에 능해서 기내의 엔터테이너가 되어주기도 하고요(웃음). 또 면접에 실패한다고 해서 ‘나는 승무원과 맞지 않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인가’ 하고 좌절하지 마세요. 자신이 가진 매력을 더욱 빛나게 가꿔가고, 그 안에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기본적인 배려와 이해를 담아내려 노력한다면, 언젠가 꼭 여러분을 알아봐 주는 그 날개가 여러분의 유니폼 위에 찾아갈 거예요. 왼쪽 가슴에 날개를 다는 그날까지 파이팅 하세요!
자신만의 역량을 쌓기 위한 김연희 승무원의 TIP
1. 누군가와 대화할 때는 항상 미소 짓는 습관
대화할 때 그리고 누군가의 말을 들어 줄 때에는 항상 미소 짓는 습관을 가집니다. 스스로는 아무 생각 없이 지었을 ‘무표정’이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니폼을 입지 않을 때에도 항상 표정관리를 습관화 하고 있습니다.
2. 출퇴근 길에 외국어 공부
경쟁력 있는 똑똑한 승무원이 되기 위해 출 퇴근 길에는 영어 뉴스, 드라마 등을 위주로 듣습니다. 반복해서 같은 내용을 일주일씩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출근시간 보다 30분 정도 일찍 공항에 도착해 몇 문장씩이라도 외워보는 것이 쌓여 큰 힘이 되더라고요.
3. 운동하며 데이트
영화보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이런 데이트가 지루하다면 운동 데이트를 추천합니다. 스케줄 근무로 규칙적으로 특정 체육센터를 등록해 다니기는 힘들지만, 가까운 시립, 국립 수영장 데이트, 동네 공원에서의 배드민턴 데이트는 저의 체력관리의 열쇠이자 긍정에너지의 원천인 엔도르핀 샘터가 됩니다.
4. 비타민 챙겨먹기
감기예방에 비타민 섭취가 정말 좋다고 합니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이 나면 지상에서보다 하늘에서는 더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최선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비타민을 비롯해서 건강식품들을 챙겨먹습니다.
승무원으로 일하기 위해 준비하면 좋을 것들?
1. 중국어 회화능력
중국어 능력은 면접에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유용하게 쓰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굉장한 비율을 차지합니다. 또한 중국항공사에서도 한국인 승무원 채용이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큰 힘이 되어 줄 것 같아요.
2. 시력 회복 수술
안경 쓴 승무원은 본 적이 없으실 거예요. 규정으로 콘택트렌즈만 착용이 가능합니다. 오랫동안 건조한 기내에서 근무할 때 렌즈 착용은 다소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비행을 시작하게 되면 수술할 기회가 어렵기 때문에 미리 시력회복 수술 해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수영
물을 무서워하는 분이라면 미리미리 친해져 두시길 권합니다. 면접 때 딱 한번 수영테스트에 통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매 년 정기교육이 있습니다. 결국 물과 친해져야 하는 운명입니다. 교육을 위해서 만이 아니라 체력증진과 비상시를 대비해서 수영을 배워두길 추천합니다.
Information
티웨이항공 객실승무원 채용정보(2014년 8월 현재)
-전공무관
-외국어 능력 우수자 우대
-TOEIC 550점 이상 (최근 국내 정기 시험)
-신장 162cm 이상, 교정시력 1.0 이상인 자
-휴대 가능한 악기 연주자 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