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사는 부동산 및 선박, 기계설비, 자동차 등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직업을 의미한다. 국민대학교 법학부 07학번 김민주 동문은 현재 KEB 하나은행에서 감정평가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주로 부동산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다. 담보, 사업성 부동산 개발 사업을 평가하는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감정평가사란 무엇이고, 어떠한 일을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감정평가사의 세계
현재 우리나라 감정평가사들은 10명 중 7~8명이 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민주 동문 또한 감정평가사에 합격한 이후 감정평가법인에서 3년 정도 근무했다. 감정평가법인에서는 공공기관의 의뢰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다. 주 업무는 담보 평가와 공익사업 보상 평가, 공시지가 및 공동주택 가격 평가 등이었다. 대표적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택지 개발 사업을 할 때,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에게 이주하는 대신 보상금을 드려야 하잖아요. 그때 보상금 책정하는 일을 감정평가사가 하는데요. 가장 기준이 되는 땅을 평가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보상해요. 이때 감정평가사는 중재자로서 역할을 잘 해내야 해요. 단순히 기계적으로 가치만 판단하고 끝이 아니라 땅 주인들의 의사도 열심히 들어봐야 해요. 손실에 대한 평가도 놓칠 수 없거든요.”
감정평가사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민법, 회계학, 영어시험, 부동산 관련 법규 네 가지이고, 2차는 감정평가 관련 실무, 법규, 이론 세 가지를 시험 본다. 시험에 합격한 이후에는 1년 정도 실무 수습을 거친 후 정식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감정평가사 시험은 1년에 한 번 있다.
금융권에서의 감정평가사
김민주 동문은 다소 이른 나이에 일을 시작했던 탓에 쉼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퇴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2~3개월 만에 KEB하나은행으로 출근하게 됐다. 은행권 감정평가사는 별도로 수시채용하고 있으면 감정평가법인 경력이 최소 3년 이상 요구된다. 금융권에 재직하는 감정평가사는 기업여신심사부 또는 여신기획부에 소속되어 있다. 은행의 담보가 되는 부동산에 대한 평가와 의제부동산(선박, 항공기 등) 담보 가치판단, 개발 사업 타당성 검토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업무는 주로 외근과 출장이 많아요. 평가를 내리려면 부동산을 많이 봐야 하기 때문이죠. 감정평가법인에 있을 때는 인적 드문 산을 보러 간 기억도 있어요. (웃음)”
감정평가법인에서는 감정평가사 혼자 업무를 수행했다. 스스로 새로운 업무를 발굴해내기도 하며 능동적으로 업무를 해왔다. 금융업 자체에서도 개인적으로 일을 수행하지만 특별한 케이스는 다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기도 한다. KEB하나은행 기업여신심사부에는 총 12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그중 감정평가사는 12명이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김 동문은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이 워낙 대기업이다 보니까 평가법인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나름 개인적으로 일을 한다고 해도 꽤 규칙적이에요. 요즘 트렌드가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만큼 회사에서도 가정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정시 퇴근하는 날이 있어요. 그래서 근무 시간에 집중도 있게 업무에 임할 수 있죠.”
자신의 잠재력을 믿어보세요!
김민주 동문은 본인이 평범한 학생 중 한 명이었다고 회상했다. 1학년 때 헌법연구회 소모임에 가입해 참여한 이력도 있다. 김 동문은 “학점에 열심히 하지 못해서 감정평가사 시험에 더 깊이 매진할 수 있었다”며 시험 동기도 설명했다.
김민주 동문은 3학년이 끝나고 휴학해 시험을 준비했다. 그리고 2년 만에 합격할 수 있었다. 감정평가사 시험 준비기간이 평균 4년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동기 중에서도 김민주 동문은 최연소 합격자였다. 김 동문은 12월에 합격하고 1월에 바로 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공부 비법으로 “기본서에 충실했다는 점”을 꼽았다. 많은 문제집을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자신은 두꺼운 기본서 하나만 외우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저에게 2년은 굉장히 긴 시간이었어요. 저는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공부했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모르니까 더 불안한 게 있었던 거 같아요. 저와 같은 분들에게 불안할 필요 없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위축도 많이 될 테지만, 본인이 몰랐던 잠재력이 분명 있으니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주변에 부모님이나 친구 등 믿어주는 사람 한 명씩은 있잖아요. 그들의 믿음을 믿고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응원할게요!”
김민주 동문은 본인도 모르던 잠재력이 공부를 하면서 분명 발견될 수 있을 거라는 응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녀의 일이 세상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직업에 대한 열정이야 말로 그 누구도 평가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