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한 기업의 경영지원처에는 경제학과나 경영학과 전공자들이 입사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민승 동문은 건축학부 출신임에도 한국전력 경영지원처 재경관리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전공은 건축학을 뒤로한 채 어떻게 진로의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일까.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에 막막함을 겪고 있을 학생들에게 그는 “힘들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경력개발지원단의 도움이 결정적이었죠
이민승 동문은 취업연계형 인턴 과정을 거친 뒤 2015년 2월, 한국전력 경영지원처에 정식 입사했다. 입사 전까지만 해도 그는 건설사 취업을 준비했다. 개인 건축사무소와 SK건설 등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관련 자격증도 여럿 취득했다.
“현 직무와는 크게 상관없지만, 건설 쪽 인턴 생활을 하면서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건축학을 전공해서 전기공급과 관련된 도면을 본다거나 하는 업무가 있을 때는 도움이 많이 돼요.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분야들도 다 연결되더라고요.”
이민승 동문이 취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은 여느 학생들처럼 4학년 때부터다. 사실상 그는 취업을 위해 1학년 때부터 학점 관리에 신경을 썼다. 그리고 국민대학교 경력개발지원단의 도움도 받았다. 그는 “경력개발지원단 덕분에 취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꾸준히 경력개발지원단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취업 정보를 얻었어요. 거기서 ‘한국전력공사 대학 추천 지원’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보게 됐죠.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 중 1명에게 한전 취업 기회가 부여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한 사람으로 뽑히게 됐죠.”
이후 이 동문은 경력개발지원단에서 연결해준 대기업 인사팀에 재직 중인 선배와 만나 자소서 첨삭과 면접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경력개발지원단에서는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과의 스터디 자리도 마련해줬다.
“같은 학생들끼리 면접을 준비하면 주고받는 질문은 뻔하거든요. 하지만 실무자분들이나 교수님들과 스터디를 하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멋모르고 썼던 자소서를 첨삭 받으면서 많이 발전하게 됐죠.”
이 동문은 한국전력 입사 전, 수많은 건설사 입사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면접은 많이 볼수록 유리하다고 전했다.
“떨어질 당시에는 왜 인재를 못 알아주는지 원망만 했어요. (웃음) 그런데 면접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문제가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우리는 강단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말할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모의 면접도 좋고, 실제도 좋고, 면접을 많이 보는 게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한국전력 이민승 대리가 되기까지
한국전력은 순환 근무 체제로 업무가 진행된다. 이 동문은 첫 발령지인 고창을 시작으로 본사인 나주를 거쳐 현재 서울 한전아트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이민승 동문은 한전아트센터에서 서무 및 총무 업무를 맡고 있지만, 전북 고창지사에서는 전기 공급 업무도 했다.
“건축은 참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지금 업무도 만족하고 있어요. 면접에서도 제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가 아니라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죠. 저도 건축학이 해당 업무를 수행 시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 예상 질문에 대비해 갔고요.”
더불어 그는 기업에서 추구하는 지원 자격 외에 플러스 요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 자격을 충족시킨 사람들에 한해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한전뿐만 아니라 각 기업에는 자격 요건이 명시되어 있었어요. 한국전력은 특이하게 한국사 시험을 봐야 했죠. 단기간에 준비하느라 애먹은 기억이 나네요. (웃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기본 자격을 갖춰야 면접관의 눈에 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지사나 지역마다 근무 요건이 다르지만 현재 그는 8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고 있다. 야근도 오후 7시를 넘기지 않는 편이다. 항상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퇴근을 하면 많이 피곤하고 지치잖아요. 그리고 스트레스 받는 날도 있고요. 그럴 땐 운동을 해요. 건축을 전공했을 때 공간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도 커졌어요. ‘워라밸’을 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금이 가장 값진 시간이에요
에너지 효율화와 대체 에너지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 되었다. 한국전력에서도 에너지신사업과 해외사업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한국전력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흐름을 깊이 파악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동문은 현재 취업으로 고민과 갈등이 많은 학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는 앞으로 수십 년 이상을 일해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몇 년 취업이 안 된다고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자신의 가치를 높일 기회거든요. 일하면서 무엇인가를 배운다거나 취득하는 건 어려워요. 현재의 시간을 잘 활용해 더 먼 미래의 모습을 그려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민승 동문은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의 취미이자 특기인 사진을 앞세워 개인전을 열어보고 싶은 소박한 꿈도 품고 있다. 평소 염두에 뒀던 분야는 아니었지만, 공기업 취업이라는 문을 두드린 이민승 동문.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것이 그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