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다르지 않다. 미디어가 발달하며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은 거의 실시간으로 대중들에게 전해지고, 수많은 이슈를 낳고 있다. 혹자들은 이를 ‘가십(매체 등에서 화제의 인물에 대한 소식이나 사생활 등을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이라며 가볍게 여기기도 하지만, 실은 그런 태도를 보이는 이들 조차도 스타의 패션이나 화장법, 혹은 사생활 등에 전혀 무관심하지는 않다. 더구나 현대적인 ‘우상’으로써 스타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상황에서 그들에 대한 소식과 뉴스가 때론 중요한 사회적 담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접근할 때 그들의 소식을 다루는 연예부 기자라는 직업은 결코 만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분야를 막론하고 ‘기자’는 자신의 취재 대상에 대해 집요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정보와 떠도는 소문들을 접하고 그 사이에서 진위를 확인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 게다가 스타 역시 사람이기에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대중들에게 오해 없이 전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도 적지 않다. SBS 미디어넷 연예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경윤 기자 역시 취재에 임할 때면 늘 ‘인간적인 부분을 간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국민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조금 의외의 분야인 연예부 기자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일에 대해 들어봤다.
Q 연예부 기자로 일을 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2008년에 졸업했는데 이미 2007년 4학년 1학기 때 스포츠서울 미디어 연예부 기자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 후에는 서울신문 나우뉴스팀으로 옮겼고요. 한 3년 정도 일을 하고 나서 2011년부터 현재의 SBS미디어넷 연예부 기자로 일을 하게 된 거고요. 줄 곧 인터넷 뉴스 쪽을 담당해 왔죠. 계속 연예부 기자로만 일한 것은 아니에요. 중간에 살짝 회의가 든 순간도 있어서 서울신문으로 옮겼는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연예부를 떠나보니 계속 연예 분야 소식에만 눈이 가고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놓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한 3년 외도를 하다가 다시 SBS미디어넷에서 연예부 기자로 일을 시작했던 거죠.
Q 단순히 연예부 기자로서 기사만 쓰는 게 아니라 <생방송 SBS모닝와이드>에도 기자로 방송 출연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SBS미디어넷은 SBS그룹 안에서 케이블 방송을 담당하는 회사에요. 정확한 명칭은 SBS플러스고 채널명은 funE에요. 전 funE에 소속된 기자고 거기에서 온라인 연예뉴스를 담당하고 있죠. 말씀하신 대로 방송 출연도 병행하고 있어요. 현재는 <SBS모닝와이드>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강경윤의 연예뉴스' 코너, 수요일에는 <한밤의 TV연예>에서 '야심한 톡' 코너에 고정 출연하고 있죠.
Q 연예부 기자하면 에피소드가 참 많을 것 같은데, 가장 아찔했던 순간, 또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꼽자면?
그런 순간이야 정말 많죠. 일단 스포츠서울 시절 가장 기억에 남았던 취재는 제가 중·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걸그룹 멤버 A씨 대한 것이었어요. 당시 그분 열애설을 쓰게 됐는데 신입으로 쓸 기사는 아니었지만, 취재원을 통해 A씨가 한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 거에요. 게다가 한 남성이 동행한 상황이었더군요. 다른 선배 기자들은 얼굴이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신입인 제가 수영복까지 사 입고 그 수영장으로 들어가게 된 거에요. 그렇게 8시간 정도 옆에서 두 사람을 취재했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A씨와 같이 온 동행 중 한명이 제 중학교 동창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레 동행한 남성과 A씨의 관계를 알게 됐고 기사화 시킬 수 있었죠. 일적으로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순간이었지만, 그 친구랑은 그날 이후로 다시 연락할 수도 없고 인연이 끊어지고 말았어요. 그게 두고두고 미안해요. 당시에는 특종에 대한 욕심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불가피하게 친구를 이용한 상황이 돼 버려서 참 갈등이 되더라고요. 앞서 말한 회의감이 든 순간이 그때였어요. 그래서 잠시 연예부 기자 생활을 접기도 했죠. 사실 당시 제가 속했던 팀이 최근 연이어 연예계 특종을 터뜨리고 있는 매체의 전신이거든요. 취재 스타일이 강성이기도 했고, 그게 저랑은 좀 맞지 않았던 거죠. 사실 전 연예부 기자지만 좀 더 사회정의와 관련된 취재를 하고 싶다는 목적의식이 있었거든요.
Q 연예부 기자라면 인터뷰, 취재를 하다가 친해지게 된 취재원, 연예인들도 적지 않을 텐데, 인간적인 매력을 느껴 친해지게 된 경우도 있을 듯 한데요.
연예부 기자의 가장 큰 장점이 스타의 인간적인 면을 접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제게 유독 특별한 사람은 개그우먼 오나미 씨 같은 친구에요. 동갑내기이기도 하고 처음 만났을 때가 서로 각 분야에서 신입으로 활동하던 시절이기도 했죠.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연예인이라는 것을 떠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순수하고 착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나는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를 했죠. 대부분은 웃으며 그러자고하고는 연락 없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이 친구는 먼저 전화를 주더군요. 연말 즈음해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면서 회사 근처로 갈테니 밥이나 먹자고 하더라고요. 보통 사람들도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때 같이 식사를 하며 서로 잘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좋은 친구가 됐어요. 1년 전 제가 대구에서 결혼을 할 때도 매니저 없이 혼자 기차를 타고 와서 사회를 봐준 둘도 없는 친구죠.
Q 이제까지 연예부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분들은 연예부 기자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도 있잖아요. 하지만 전 SBS미디어넷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마음먹은 것이 있어요. 연예인도 하나의 직업군이고 엔터테인먼트도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큰 사업 분야인데, 이게 가십만은 아니라는 거죠. 제가 서울신문 재직 시절 보도된 장자연 사건이 그 예라 할 수 있어요. 당시 전 연예부 기자는 아니었지만, 조금 더 취재를 하면 뭔가 다른 끝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정작 연예부 기자들은 그 건에 대한 기사를 쓰지 않더군요. 저는 연예부 기자가 사회부나 정치부도 아니고 권력의 비리 같은 것을 파헤칠 수 있는 기자는 아니더라도 장자연 사건과 같은 경우는 그런 접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연예부 기자가 됐을 때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게 됐죠.
하지만 역시 고충은 있어요. 취재를 하다보면 어떤 부분을 기사화 할 수 없을 경우가 생길 때죠. 언론사와의 관계나 혹은 다른 이유로 한계의 벽에 부딪히는 거예요. 연예계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대중들의 비난이 연예인에게로만 향하는 것이 보통인데 사실 그게 전부가 아니거든요. 더 큰 배경을 취재 하고 싶지만 한계점이 생길 때, 안타까움이 크죠. 일례로 얼마 전 결혼한 유명 남성 스타와 다른 여성들 간의 사건이 있었잖아요? 저는 그분과는 악연이라고 생각될 정도에요. 저 역시 배우로서 그분을 좋아하고 취재를 한 적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인 배우로써의 공도 인정하고요. 하지만 그의 사생활이나 이제까지 행했던 어떤 행태들은 분명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고도 생각해요. 몇 해 전에도 그와 관련된 기사를 썼지만, 그분의 영향력이 커서 모종의 압력 때문에 보도된 기사를 내린 경우까지 있죠. 그때 참 회의감이 들더군요. 그러던 차에 최근 사건이 또 터진 거고요. 역시 전 전처럼 취재를 했고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쪽 가족을 만나 인터뷰까지 했어요. 듣고 보니 배우 쪽에서 언론 플레이하는 것과 다른 부분도 있더군요. 하지만 이번에도 기사를 쓰지 못했어요. 결국 취재 소스를 기사화 할 수 있는 기자에게 넘겼고, 그 기사는 특종이 됐어요. 물론 제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아요.
Q 신참 시절 노련한 선배들의 취재 스킬을 보면서 깨달은 것도 적지 않았을 듯한데, 교훈이 됐던 선배의 조언이 있나요?
대학시절 학교 영자신문사 기자로 일했어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기자가 정말 하고 싶어 영자신문사에 무작정 들어갔죠. 그 영자신문사가 지금은 40주년이 됐고, 그래서 언론사에 진출한 선배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 선배들 중 지금은 YTN에 근무하는 박성호 선배라고 계세요. 제가 대학 3학년 때 그분께 멘토가 돼 달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흔쾌히 수락하시면서 ‘잘난 기자가 되기보다 좋은 기자가 되라’는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생방송에 출연할 때도 방송 출연은 처음이고 두렵기까지 해서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도 ‘괜찮아, 나는 30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는데, 지금도 떨린다’라고 하시더군요. 어떤 확고한 답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오히려 힘이 나더군요. ‘아, 선배도 여전히 그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가 많건 적건 기자는 기자잖아요? 선배는 또 ‘그 긴장감을 너의 자양분으로 삼으면 분명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도 하시더군요. 요즘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선배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Q 하나의 취재 혹은 인터뷰를 기획하고 섭외, 취재, 촬영 등을 거쳐 방송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작업들이 필요할 듯한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획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인터뷰를 할 때 스타의 화려한 모습은 이미 대중들이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가 어떤 작품에서 어떻게 호흡을 하고 연기를 펼쳐서 잘하게 됐고 유명세를 얻게 됐는지는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이죠. 제가 주목하는 것은 그 외의 부분이에요. 그 사람이 어떻게 연기에 열정을 갖게 됐는지, 혹은 어떻게 시련을 극복했으며 그런 부분이 연기를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에게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데 주안점을 두는 거죠. 저 역시 그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감동하고 눈물 났던 순간이 많아요. 인터뷰지만 저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요. 그래서 취재를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는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한편으로 그 사람의 인간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해요.
Q 학생 시절 막연하게 생각했던 연예부 기자에 대한 생각과 실제 일을 해 오며 느끼는 차이, 혹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학생 때 생각과는 많이 다르죠. 기자를 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있다면 꼭 미리 한번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기보다는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라고요. 왜냐하면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실망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저도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예전에는 당장 취재를 나가도 잘할 것 같고 글도 잘 쓸 것 같지만 그게 아니더라고요. 신입 때는 글을 너무 못쓴다고 혼나고, 가끔은 쉬운 맞춤법도 틀려서 혼날 때가 있고 인터뷰도 정말 당연히 해야 할 질문을 빼먹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정신이 있냐, 없냐’ 하는 소리를 들으며 혼날 때도 많았죠. 하지만 그럴 때 선배들한테 혼나는 걸 무서워하지 않고 계속 써보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Q 연예부 기자의 끼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는 않았을 듯한데, 영향을 준 학창시절 경험, 활동 혹은 에피소드가 있나요?
최근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쓴 롤링페이퍼를 봤는데, 친구들이 ‘넌 좋은 연예부 기자가 될 거야’라고 써 놨더군요. 과연 당시 친구들이 나의 어떤 부분을 보고 그렇게 썼을까 싶어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어릴 때부터 연예인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 사생팬 수준은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연예인으로써 좋아했다기보다 ‘연예인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와 같은 궁금증이 더 많았던 편이에요. 언젠가 한번은 SBS 탄현 방송국에 가서 연예인 대기실에 몰래 숨어들어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백지연 전 아나운서와 딱 마주친 거예요. 저를 보더니 딱 ‘너 숨어들어 왔구나’ 하시더군요(웃음). 꿈이 뭐냐고 물어 보시기에 ‘기자’라고 했더니 앉아보라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어떻게 살았고, 아나운서가 된 과정 같은 것들을요. 그때의 굉장한 우연은 제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됐고, 그 후로 나중에는 몰래 숨어들어가지 않고 (기자가 돼) 정문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SBS미디어그룹이 정식명칭으로 알고 있고, 그 계열사가 다양한데 연예부는 SBS미디어그룹에서 시작해 어떤 계열사 소속 부서인가 그 관계도를 얘기해 준다면?
일단 SBS미디어그룹 내에 SBS, SBS 콘텐츠 허브, 아트텍, 뉴스텍, 문화재단 등 자회사가 많아요. 그 중에 미디어넷이 있는데, 케이블 방송을 총괄하는 회사에요. 채널로만 보자면 SBS골프, SBS스포츠, SBS플러스, 드라마, SBSfunE 예능 채널 등이 있죠. 저는 그 중에 SBSfunE에 있고 그 채널에 저희 기자파트가 있는 거죠.
Q 연예부 기자로서 일과는 보통의 직장과는 좀 다를 듯한데, 보통의 경우 업무 일정을 대략적으로 이야기해준다면?
일단 아침에 7시 30분에 목동 스튜디오의 생방송에 출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 5시 30분에 집을 나서요. 방송이 끝나면 8시 30분 정도에 목동에서 다시 상암동 SBS프리즘타워로 출근을 해요. 월요일의 경우 9시가 되면 자신의 취재계획 등을 취합해서 기획회의를 하고 다시 출입처, 취재처로 가죠. 저 같은 경우에는 방송, 그 중에서도 사건·사고를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필요할 때는 MBC나, JTBC 같은 방송사로 가거나 홍보팀을 만날 때도 있고, 사건이 있을 때는 법원이나 경찰서 아니면 연예인들 개개인을 만나 취재를 할 때도 있어요. 물론 정해진 퇴근시간은 없고, 특히 제 경우는 다시 다음날 아침에 할 생방송 뉴스에 대해서 원고를 써야하기 때문에 퇴근을 한다고 해도 원고를 쓰는 편이죠. 그렇게 하다보면 밤 9시를 넘는 건 보통인 듯해요.
Q 흔히 기자 세계는 선후배 위계가 철저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사회부에서는 경찰서 출입하는 수습기간을 거치기도 하는데, 연예부에서는 이와 비슷한 과정이 있나요?
그렇진 않아요(웃음). 제 경우는 수습기간 말 그대로 다른 기자들 하는 것과 다르지 않게 일했어요. 전화 취재 방법 등을 배우고 선배들과 같이 취재 현장에 가서 인터뷰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취재를 하는 법도 배우죠. 제 기억을 돌이켜 보면 한 6개월 정도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Q ‘제대로 된 연예부 기자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 있나요?
그런 순간이 저는 최근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취재를 하면서도 늘 한편에는 ‘아 내가 진짜 연예부 기자로 일을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정말 자연스럽게 ‘아 내가 연예부 기자가 돼가고 있나보다’란 생각이 막연히 들더군요. 어떤 순간이랄 것 까지는 없고요.
Q 직업으로서 근무환경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방송사이니만큼 연봉이나 복지는 나쁘지 않을 듯한데, 대략적으로 어떤 수준인지 알려줄 수 있는지?
이제까지 거친 직장을 보면 역시 방송사가 연봉은 제일 높긴 한 것 같고요. 대기업 수준은 되는 듯해요.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복리후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혼직원들을 위한 사내 유치원도 있고요. 제 경우는 아직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실은 사생활과 일이 많이 구분되진 않아요. 쉬면서도 일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고, 늘 전화를 하는 편이라서…(웃음)
Q 혹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있다면? 그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요?
취재가 마음처럼 안 풀릴 때가 역시 가장 답답하죠. 울컥할 때도 많아요(웃음). 제 경우는 그럴 때 마인드컨트롤도 하지만 운동도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새벽방송을 하기 전에는 회사 내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하루를 시작했어요. 지금도 틈 날 때면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에요. 사실 기자생활이 여가가 넉넉한 편은 아니거든요. 전 딱 토요일 하루 쉬어요. 월요일 방송 준비를 해야 하고 기사도 준비해야하니까요. 대신 하루 쉴 때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요(웃음).
Q 힘든 만큼 직업에서 느끼는 보람, 성취감이 특별한 것 같은데요.
얼마 전 김부선 씨 아파트 관리비 문제가 불거졌잖아요. 어떻게 하다 보니 마치 관리비 투사 같이 되셨는데, 그때 많은 기자들이 그분께 계속 연락을 했나봐요.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 됐는데, 사실 그분이 기자들한테 반감이 많이 있어요. 예전에 잘못된 기사로 워낙 피해를 본 경험이 있어서요. 하지만 제게는 좀 다르게 대해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 취재를 할 때 ‘연예인도 사람이다’란 관점에서 접근을 하거든요. 제 그런 부분을 김부선 씨도 알아봐 주신 것 같고, 결국 당시 제가 SBS모닝와이드 기자로 단독 인터뷰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믿음을 경험할 때면 ‘아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Q 본인이 경험한 연예부 기자 채용 과정을 설명해주신다면?
2011년 SBS 미디어넷에서 연예, 스포츠, 골프 등 분야의 경력직 온라인 기자를 채용할 때 이직을 한 경우인데, 당시 총 3단계를 거쳤어요. 1단계 서류, 2단계 실무 면접, 3단계 임원 면접 순이었죠. 경력직 채용이다 보니, 이전 회사에서 쌓은 취재 경력과 작성했던 기사들에 대한 내용이 면접의 주 대상이었고요. 실무 단계에서는 연예채널 국장, 임원면접에서는 SBS 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참여했던 걸로 기억해요. 이후 약 2주 동안 방송 전반, 온라인 뉴스 시스템, 취재 등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됐죠.
Q 그 중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순간이 있다면? 같이 입사한 동기도 제각각 다른 경력이었을 듯 한데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실무면접이었던 것 같고요. 당시 제가 썼던 단독 기사와 대중적 반향이 있었던 기획 기사 등을 미리 제출해 이에 대한 아주 간략한 소개와 질의응답이 있었어요. 그래도 경력직 채용이다 보니까 다행히 아주 까다로운 편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나요. 함께 일을 시작한 연예부 기자는 총 8명이에요. 전공은 각양각색이죠. 학교도 국내파, 유학파 다양했고요.
Q SBS라는 방송국에서 기자, 특히 연예부 기자에게 요구되는 것 중, 특별히 타고난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저도 아직 배워가는 단계라서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자로서의 소명의식인 것 같아요. 함께 기자를 시작했던 동료들이 어렵게 취업을 했다가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는데, 그 경우는 이전에 생각했던 기자로서의 이미지와 현실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었죠. 기자는 일단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아야 즐거운 직업이고요. 여기에 비판적 사고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집중력 있게 파고드는 근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연예부 기자도 큰 틀에서는 다른 분야의 기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연예부 기자에게 조금 더 필요한 게 있다면, 대중문화 종사자들의 순수한 재능을 사랑해야 더 애착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연예계라는 특화된 분야 취재이기는 하지만 그 외 여러 분야에 기본적인 소양이 필요할 듯한데, 연예부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꼭 조언하고 싶은 것이라면?
연예부 기자가 워낙 많고 전문 매체도 많다 보니까 취업할 때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편이에요. 그래서 기자의 꿈을 꾸는 후배들이 한번쯤 ‘나도 연예부 기자가 되어볼까’란 생각으로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연예부 기자가 다른 분야에 비해서 더 힘들면 힘들지 더 쉬울 건 없어요. 오히려 기자들의 수가 많다 보니까 경쟁은 더 치열하고 또 워낙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취재와 질 좋은 기사를 생산해내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어떤 연예부 기자가 되고 싶은지를 확실히 생각해 두는 것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서 학창시절에 폭 넓은 경험을 쌓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Q 국사 전공을 했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인데, 전공과 다른 길을 택한 이유라면 무엇일까요?
고교 시절에 국사를 좋아해서 국사학과에 입학하게 됐는데, 새내기 시절 국민대 영자신문사 ‘국민 리뷰’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학문보다는 기자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국사학 전공자가 학문의 연장선에서 갈 수 있는 길은 교사가 되거나 학문을 더 이어가는 거였는데, 저는 그런 것보다는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싶었죠. 그리고 이후 그 선택은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Q 그럼에도 전공이 특별히 도움이 된 순간이 있을까요?
최근 대중문화계에 전통 및 퓨전 역사물이 굉장히 많은데, 국사학을 전공한 기자로서 역사물에 대한 고증에는 아무래도 한 번 더 눈이 가게 되더군요. 또 역사를 왜곡한 작품의 경우에는 비전공자들보다는 더 비판적인 사고로 접근 하게 되고요. 꼭 이런 사례가 아니더라도, 국사학은 인문학의 가장 필수적인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자로서의 기본 소양을 키우기에는 좋은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Q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한데요. 특별히 동아리활동이나, 학과 내 활동 같은 기억은 없는지?
사실 학과 보다는 영자신문사에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았던 것 같아요. 총 3년 간 영자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학생기자로서 새로운 곳을 취재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건 굉장히 소중한 기억이였어요. 3학년 때는 편집장으로 신문을 발간했는데, 당시 매달 적어도 한 번 씩은 밤을 새우곤 했지만, 오히려 그런 경험들 때문에 더 기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죠.
Q 그 외 과거 경험 중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데 특히 도움이 된 것들이 있나요?
대학시절 스스로 ‘기자를 하고 싶은 것이 맞나’란 질문을 많이 던졌는데요. 행여 ‘기자의 화려한 면만 보고 도전하려는 게 아닐까’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2학년 때는 CBS 노컷뉴스와 헤럴드경제 인턴기자로 지원해 활동하기도 했어요. 노컷뉴스에서는 정치인들의 유세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했고, 헤럴드경제에서는 ‘성북동 집값’을 취재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발품을 팔며 부동산들을 돌아다녔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그렇게 힘든 경험을 찾아다니며 제가 진짜 원하는 기자에 대해 생각했어요. 밖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아닌 진짜 현장을 누비는 경험을 하며 계속 자문한 거죠. 결국 그 경험 덕분에 용기를 내 대학교 4학년이 되자마자 취업에 도전했던 거고요.
Q 학생시절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본 순간은 언제인지?
내세울 만큼 대단한 경험은 아니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뜻 깊은 경험이었는데요. 바로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입상했을 때였어요. 학창시절에는 뭐라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많이 가졌는데, 당시는 수상보다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한 것이었어요. 더구나 영어를 아주 잘하는 실력도 아니었죠. 심지어 대회 당일에 교포 수준의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을 보고 ‘지금이라도 포기할까’란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위기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강행했고, 결국 좋은 결과를 얻게 됐던 것이 참 기억에 남아요. 당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는데 ‘내가 뻔뻔해지면 안 될 게 없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소중한 계기였기도 하고요.
Q 학과 공부 외에도 어학연수나 해외 배낭여행, 혹은 유학의 경험이 있으신가요?
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자마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갔고요. 약 10개월 정도 연수를 받았 어요. 6개월 정도 학원에서 어학과정을 이수한 뒤, 한 가지 도전한 게 있는데요. 캐나다에 있는 한 잡지사에 인턴기자로 입사하는 것이었죠. 당시 그 잡지사와 한국 대사관이 함께 추진 중이던 업무가 있어서 운 좋게 인턴으로 입사할 수 있었어요. 물론 스무 살이었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일하던 때라서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없었지만, 그래도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해 볼 수 있었던 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Q 꿈을 이루기 위해 실행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전 아주 긴 계획은 잡지 않아요. 쉽게 지치고 오히려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거든요. 제 신조는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말자’예요. 고민할 시간에 몸으로 부딪치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열 번 고민하고 한번 실행에 옮기는 것보다, 그 시간에 열 번 몸으로 부딪쳐 보는 게 더 명확한 답이 나오거든요. 대신 열 번 부딪쳤는데 안 되면 빨리 포기해요(웃음). ‘이건 답이 아니다’란 결론을 얻는 거죠. 그래서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편이에요.
Q 열정적으로 대학 시절을 보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혹은 후배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저는 스무 살 때부터 기자라는 꿈을 꿨기 때문에 경험을 쌓고 스스로를 시험해 보느라 여행다운 여행을 해보질 못했어요. 취업을 하고 난 뒤에는 돈이 있어도 대학시절의 배낭여행은 경험해볼 수 없더라고요. 그게 가장 아쉬워요. 새로운 문화를 아무런 선입견 없이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건 대학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것은 스펙에 대한 자격지심을 ‘절대’ 갖지 말라는 거예요. 저도 학창시절에 스펙으로 고민했던 적이 있는데, 인턴 경험을 하면서 느낀 건 자신의 스펙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스펙 고민을 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경험들을 하면서 ‘내가 이 직업을 정말 하고 싶은 건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꼭 하길 바라요.
Q 후배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생활에 필요한 태도 등의 조언을 부탁합니다.
기자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그 만남에서 제가 느낀 점은 누군가를 내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섣불리 남을 판단하면 안 되듯, 나의 미래를 놓고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고민을 하는 후배가 있다면 진정 스스로가 행복할 일을 찾길 바라고요. 꿈이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고민하고 주저할 시간에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길 바라요. 그 분야에 있는 사람을 찾아가거나 이메일로 연락하는 걸 주저하지 마세요. 그런 조언을 듣고 꿈이 생겼다면, 이 길이 나에게 맞는지 시험하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들로 스스로를 시험해보세요. 시험하고 고민해본 끝에 이 길이 맞다는 확신이 들면 눈치 보지 말고 그대로 가는 거예요. 저 역시 후배 여러분의 꿈을 응원할게요.
강경윤기자의 ‘자신 만의 역량을 쌓기 위한 TIP’
1. 머리를 가볍게 하라
연습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듯 연습도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서 하는 것이 좋다.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을 하는 것은 규칙적이지도 못하고 여러 상황에 따라 건너뛰기 쉽다.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으로 집중해서 하는 연습이 훨씬 효과적이다.
2.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작게 평가하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장점과 약점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가 부족한 점은, 말 그대로 부족한 점일 뿐이기 때문에 보완하면 그만입니다. 보완이 안 되면 오히려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면 됩니다. 약점은 있어도 단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도움을 주는 데 인색하지 말라
흔히 ‘계속 도움만 주면 내가 호구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대인관계를 소극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도움을 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게 오히려 나에게 더 큰 도움이 됩니다. 내가 남을 돕는데 열려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도움을 주는데 인색해 하지 않습니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면, 결국 그 도움은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4. 10%의 열정은 꼭 남겨둬라
제가 좋아하는 희극인 이경규 씨가 했던 말인데요. 모든 일에 100% 올인 하지 말고 10%의 열정을 남겨둬야 한다는 건데요. 10%의 열정은 창의력이 될 수도 있고 기발한 상상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90%가 나를 움직이는 힘이라면 10%는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좋은 영화와 뮤지컬, 공연을 보세요. 그래야 지치지 않고 내 일을 더 사랑할 수 있습니다.
연예부 기자로 일하기 위해 준비하면 좋은 것들
1. 좋아하는 칼럼 챙기기
기사용 글쓰기에도 어느 정도 형식이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연습해 보는 게 좋습니다. 글쓰기에 막연하게 두려움이 있다면,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해 정독하고 직접 빈 종이에 따라 써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좋은 표현은 단어장을 써서 기록해 두면 글 쓸 때 표현력이 한층 풍부해집니다. 신문을 읽다가 좋아하는 칼럼이 있다면 꾸준히 챙기면서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2. 블로그 운영해보기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까?’란 고민을 해보기도 했고,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이 읽고 많이 쓰라’입니다. 혼자 일기를 쓰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에 글을 써보세요. 관점이 넓어지고 글을 쓰기 위한 논리력이 향상됩니다.
3. 대중문화에 대한 나름의 관점 갖기
연예기자라면 무엇보다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요. 특히 될수록 TV, 영화, 공연, 콘서트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분석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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