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마신 커피 한 잔, 타고 온 지하철,
손에 든 스마트폰은 지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매일 당연하게 누리는 편리함과 풍요로움 속에 살아가지만, 정작 그것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지구와 환경을 다룬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호프 자런(Hope Jahren)이 쓴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원제: The Story of More: How We Got to Climate Change and Where to Go from Here) 는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여러분이 모바일 앱으로 새벽 배송을 주문하고, 토익 인강을 듣기 위해 노트북 전원을 켜는 그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빙하가 조금씩 녹아내립니다. ‘내 삶은 점점 편리해지는데, 왜 뉴스에서는 기후 위기가 심각해진다고 할까?’라는 의문이 떠오른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볼 때입니다. 이 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어떻게 ‘더 많이, 더 빨리, 더 싸게’를 요구해 왔는지, 그리고 그 요구가 지구 시스템을 어떻게 흔들어 놓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생명에서 지구까지의 포괄적 여정
책은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뉩니다. -- '생명', '식량', '에너지', 그리고 '지구'. 각 파트는 다시 여러 개의 챕터로 나뉘어 총 19개의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중요한 사실들을 일깨워줍니다.
1부: 생명 - 인간이라는 종의 폭발적 증가
생명(Life) 편에서는 인간의 놀라운 번영에 대해 다룹니다. 호프 자런이 태어난 1969년과 현재를 비교하며, 지구 인구가 어떻게 두 배로 증가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합니다. 단순히 숫자의 증가가 아니라,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과학적 데이터와 함께 보여줍니다.
2부: 식량 -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버리는 모순
음식(Food) 편에서는 현대 농업과 식량 시스템의 혁명적 변화를 보여줍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시작된 녹색혁명 덕분에 인류는 한정된 땅에서 훨씬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대가로 토양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라는 환경 문제를 얻었습니다. 화학 비료와 농약의 대량 사용, 공장식 축산업의 확산은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지구 생태계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3부: 에너지 - 현대 문명의 동력과 그 대가
에너지(Energy) 편에서는 현대 문명을 가능하게 한 에너지 혁명에 대해 다룹니다. 전등을 켜는 것부터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까지,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에너지 소비가 지난 50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량의 급격한 증가와 그에 따른 환경 영향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합니다.
4부: 지구 - 변화하는 행성의 현실
지구(Earth) 편에서는 기후 변화의 실체를 다룹니다. 대기 성분의 변화, 기온 상승, 빙하 감소, 해수면 상승 등 지구 전체가 겪고 있는 변화를 과학적 데이터로 제시하여, 인간의 풍요와 지구 위기의 복잡한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부록: 실천을 위한 구체적 지침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부록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 ‘당신이 만들어내는 차이’, ‘환경 교리문답’ 등으로 구성된 이 부분은 독자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들을 제시합니다.
절망이 아닌 변화의 가능성
저자는『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에서 단순히 문제만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책 전반에 걸쳐 그녀가 전달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희망입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적 변화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환경 정책 강화, 국제적 협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편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개인의 노력과 시스템의 변화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우리가 삶의 여러 순간에서 마주해야 할 중요한 고민들입니다.
우리가 만들어갈 다음 50년
지금까지 50년간 일어난 급격한 변화를 보면, 앞으로 50년은 어떨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졌지만, 지구는 그만큼 잃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 변화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 있고, 또 그 변화를 이끌어 나갈 세대입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단순한 환경 도서를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시대의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