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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달아라 문옥현 학예사 국민대학교 국사학과 01학번

인간의 역사는 끝없는 지혜의 발달이었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문명은 문화와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고, 그 진화의 흐름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왔다. 학예사는 그런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 유물 속에 깃든 조상의 지혜와 당대의 풍속을 현대인들에게 소개하는 전문가이다. 그 중에서도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학예사는 국가적 차원의 발굴과 연구를 통해 우리 민족의 기원과 옛 삶의 모습을 밝혀내고 있다. 우리가 걷고 있는 땅, 그 안에 숨겨진 옛 유적과 유물을 찾아 역사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사람들. 그 중에는 국민대학교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한 문옥현 학예사도 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도전하고, 꿈을 이룬 그녀를 만나 학예사의 세계를 살짝 엿보았다.

Q 국가기관의 학예직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꽤 까다롭다고 알고 있는데요? 일을 하신지는 얼마나 됐나요?

2011년부터 시작해서 이제 4년 차 학예사죠. 국민대학교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한 것은 2006년이지만, 학예직 지원 조건이 관련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이기 때문에 대학원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논문을 준비하는 기간이 3년 정도 걸렸어요. 예전에는 발굴 조사 경력이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석사 학위로 대체됐죠.

Q 일종의 편견일 수도 있지만, 국사학, 고고학이라는 것이 여성들에게 그리 인기 없다고 알고 있는데요?

제 경우는 집안 분위기 자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아버지께서 역사를 좋아하셨죠. 어린 시절부터 어디를 가든 그 지역에 대한 유래를 말씀해 주시곤 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그런 부분이 싫었지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웃음). 국사학과에 지망을 했던 것도 학자보다는 교사의 꿈으로 지망하게 됐던 거예요. 물론 그때 알던 것과 지금 알고 있는 것은 많이 다르긴 하죠(웃음).

Q 일하고 계신 국립문화재연구소, 그 중에서도 중원문화재연구소에 대해 소개를 해 주신다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대해 총괄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에요. 문화재라고 하면 국보, 보물 정도로만 생각을 하지만 알고 보면 문화재 종류는 참 다양해요. 자연문화재, 천연기념물, 미술 문화재, 석탑, 고 건축물 등이 모두 포함되죠.
이를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각 분야 전문연구인력이 연구과제로 수행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고고연구실에서는 저처럼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는 자료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현재 제가 근무하는 중원문화재연구소는 유적이 전국적으로 발굴되는 상황에서 고고분야 연구를 중앙 본소에만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긴 분소에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대해 총괄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에요.

Q 그렇다면 학예사님은 중원문화재연구소 중에서도 고고분야 연구를 진행하시는 거군요.

네, 실질적으로 지방 연구소는 거의 대부분 고고분야의 연구직들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중원이라고 하는 것은 충주 지역을 포함한 일대를 말하는데, 이 곳은 삼국시대부터 여러 국가들의 각축이 심한 지역이었어요. 그러면서 여러 고대국가의 문화가 다양하게 얽히게 됐죠. 그래서 이 곳에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거예요.

Q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학예사는 보통의 학예사와는 좀 다를 듯한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박물관의 설립 취지는 전시와 교육이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전시 중심이 아닌 연구사업이 중심이에요. 국가직 학예사는 국가적으로 연구사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각각의 연구과제를 설정해요. 우리 연구소에서는 중원지역의 특화된 연구과제를 다루죠. 예를 들어 충주는 오래 전부터 국내 3대 철 생산지거든요. 고대부터 철문화가 발달 돼 있어요. 거기에 주안점을 둔 연구사업 중 하나가 중원지역 제철기술에 대한 복원 연구를 진행하는 거죠. 제가 진행하는 사업은 이 지역이 통일신라시대에 들어 중원경이라는 중요 거점도시가 된 이후 관련 도시 유적과 유물의 학술조사 연구에요. 이런 식으로 하나의 연구과제를 가지고 관련된 지역의 발굴조사를 하고 발굴보고서를 작성하죠.

Q 학예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경력이나 전공, 자격증 획득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망하는 학생들이라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미술사학을 전공해서 미술문화재를 담당할 수도 있고, 자연과학이나 동식물을 전공한 사람들도 소수이긴 하지만 자연문화재연구실에서 업무를 볼 수 있어요. 국가직 학예사 중 고고분야는 그나마 수요가 있는 편이에요. 가장 많은 전공자를 뽑죠. 준비해야 할 것은 일단 관련전공자여야 한다는 거예요. 국사학과, 사학과, 역사교육과도 가능하고 역사 관련 전공, 고고미술사학과, 고고학과, 문화인류학과 등 여러 분야의 전공자가 진출이 가능해요. 처음부터 고고학을 전공하지 않은 제 경우는 좀 드문 케이스에요. 국민대학교학교 국사학과는 고고학분야라기보다는 문헌사학에 가까웠거든요. 그래서 학부 때는 고고학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어요.

하나하나 걷어내며 볼 때 여기에도 이런 삶이 있었구나 를 알게 되니까요. 그런데서 오는 쾌감이 커요.

Q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고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4학년 때 ‘고고학개론’이라는 수업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또 그 분야를 가르치던 선생님께서 학교 선배님이셨는데, 먼저 이 분야에 오셔서 직위를 가지고 계셨었던 분이라는 것도 도움이 됐고요. 우연찮게 그분이 근무하셨던 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일하면서 대학원을 갔고, 고고학을 공부해서 지원을 하게 된 거죠.

Q 대학원을 마치고 나서 국가직 학예사 시험에 도전할 조건이 갖춰진 거네요.

그렇죠. 게다가 저는 이미 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경험도 쌓았기 때문에, 드물지만 꽤 좋은 케이스로 조건을 갖춘 셈이죠. 대학원은 2년이었는데, 고고학은 발굴관련 자료조사를 통해 논문을 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한 1년 정도 논문을 쓰고 나서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다행히 학위를 따자마자 학예사 시험 공고가 있어서 바로 시험을 볼 수 있었죠. 학예사 시험 공고는 좀 불규칙적인 편이에요. 모집하지 않는 해도 있고요. 운도 좀 따랐죠(웃음).

Q 꽤 오랜 준비를 거쳐 학예사가 되신 건데, 일해 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첫해 발령을 받고 맡은 것이 왕흥사지라는 백제시대 사찰터 발굴조사였어요. 그곳은 제가 학예사가 되기 전 연구원일 때부터 발굴조사를 했던 곳이었어요. 당시에는 사찰이 577년에 세워졌다는 명문에 기록된 ‘왕흥사지 사리기’를 수습하는 성과가 있었어요. 그런데 학예사가 되고 다시 그곳에 책임자가 되어 발굴을 하게 된 거죠. 그때는 사찰 발굴이 아니라 그 옆에 사찰을 짓기 위해 기와를 제작했던 기와가마터 발굴을 맡았어요. 드물게 기와를 굽다만 가마를 발굴하게 됐는데, 백제 초기 방식으로 차곡차곡 적재를 한 상태의 기와가 그대로 발굴된 거죠. 덕분에 고대 백제 사람들이 어떻게 기와를 구웠는지를 고스란히 알 수 있었어요. 그때가 가장 의미 있지 않았나 싶어요.

Q 발굴을 했을 때 기분은 어떤가요?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일반인들이 봤을 때 발굴조사는 말이 조사지, 그냥 볼 때는 막노동이 따로 없어요(웃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얼굴과 손에 흙을 묻히면서 일하는데, 꽤나 고생스러워 보이죠. 하지만 발굴하는 사람들은 그런 발굴 순간 때문에 이 일을 포기할 수 없어요. 내가 밟고 지나가고 생활하는 땅이 있는데, 그 지하 1~2m에는 몇 백 년 전 사람들이 생활했던 집터, 가마터, 사찰터가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으세요? 실제 땅을 봤을 때는 그 밑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모르지만, 하나하나 걷어내며 볼 때 ‘여기에 이런 삶도 이었구나’ 를 알게 되니까요. 그런 데서 느끼는 쾌감이 커요.

Q 학예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어렵고 조심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아무래도 국가기관이고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성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고민이죠. 모든 사업에는 예산이 수반이 되니까, 쓸 때마다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이고 충분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늘 ‘보다 좋은 방법, 연구방향이 없을까?’를 생각해요. 또 연구직은 팀제라고 할 수 있어요. 연구자 한 명이 책을 다 만들고 모든 발굴을 하진 않아요. 제가 기획을 하면 팀원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그걸 가지고 조합을 해서 일을 해 나가는 거죠. 원활한 소통을 통해 최상의 방법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니, 늘 고민의 연속이에요.

Q 학예사로서 일을 하며 공부할 때와 현실에 적용할 때의 차이도 느끼셨을 듯 한데요. 경험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면?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거예요. 학생의 입장에서 연구를 하고 공부할 때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간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연구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하지만 조직 안에서 1년에 한번씩 연구성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제 욕심만 채우기는 어렵죠. 때론 시간이 더 주어지면 더 좋은 성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만, 어느 정도 현실을 감안해 타협을 해야 하는 경우들이 생겨요.

Q 학예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우리 같은 분야에서는 연구기획능력과 사람들과의 소통력을 꼽을 수 있어요. 관련 연구자들, 같이 일하는 팀원들 간에 계속적인 의사소통, 정보공유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물론 발굴조사 능력은 기본이고요. 저도 아직 그런 부분을 채워나가는 상태인데, 늘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왼쪽 부여 관북리 유적 발굴조사 당시 오른쪽 2014년도 건축연구실과의 부처간 교류 행사

Q 직업적인 측면에서 학예사라는 직업의 장점을 짚어주신다면?

앞서 현실적인 측면을 말씀 드리긴 했지만, 주어진 조건을 활용할 수 있으면 이만한 직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하고 싶은 연구과제를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서 그 부분에 대한걸 국가 예산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학교나 민간사업자의 경우는 한계가 있죠. 우리는 국가적 차원의 연구과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능력만 있고 욕심과 목적이 있다면 충분히 여건은 뒷받침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속 연구직 공무원으로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의 나라문화재연구소와 중국 사회과학원, 또는 하남성문물고고연구원과 같은 각국의 유관기관과 협업을 진행할 수 있거든요. 공동 연구도 하고 실제 몇 개월 혹은 몇 년씩 인적 교류를 통해 그곳에 가서 그 나라 연구 시스템을 배울 수도 있어요.

Q 아직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는지?

중원문화재연구소에 온지는 얼마 안됐기 때문에 이쪽 부분에 대한 학술성과나 연구경향을 분석할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해요. 앞서 이야기했지만, 연구소 자체에서 다른 국외 기관간에 교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내 개인이 그쪽 기관과 실제 교류를 진행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학 같은 부분이죠.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Q 전공이나 과거 경험 중 학예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특히 도움이 된 것들이 있나요?

고고학 분야에 가장 맹점이 문헌사적 고찰의 부족이에요. 현장 위주의 업무다 보니 여기서 토기라든지 도자기가 나오면 어느 시대고 어떤 식으로 발전이 됐다는 것은 꿰고 있는데, 그에 대한 기본 베이스가 부족하죠. 그 시대에 어떤 왕이 통치했고 어떤 사회적 배경이 있는지를 알고 유물을 보는 것과, 단순히 유물 자체만으로 접근한 것은 차이가 크거든요. 저처럼 문헌사를 전공한 사람의 경우는 고문헌에 나와있는 그 시대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어느 정도 감안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내가 인정 받고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내 전문분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Q 학예사 채용 과정의 특징, 진행 방식에 대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우선 수요조사를 해서 공고를 내죠. 몇 명이 어떤 분야에 필요하다는 공고가 나면 보통 한두 달 이후에 1차 시험이 있어요. 세계문화사, 한국문화사, 영어시험을 보죠. 거기서 5배수를 뽑아 2차 시험으로 전공논술시험을 봐요. 고고학이면 그 분야 문제를 3~4개 정도 논술로 시험 보는 거죠. 거기서 2배수 정도 뽑아 면접을 봐요. 다른 면접을 본 적이 없어 비교하긴 힘들지만, 요즘에는 공직 시험도 헤드헌터 전문가가 배석해서 면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질문은 제가 4학년 때 면접시험을 준비할 때 대비했던 것들이 많았어요. ‘상사가 어떤 지시를 할 때 어떻게 대응하겠나’와 같은 거죠(웃음). 그 외에 개인 인성이나 직업적인 부분, 조직 안에서의 활동 부분, 전문 지식에 대해 물어보시더군요.

Q 학예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대학원 공부를 하던 계약직 연구원 시절에는 학예사가 되어 연구과제를 맡으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시험을 잘 봐서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죠. 그렇지만 이게 되더라도 내가 발굴 역량이 부족하고, 논문을 쓰거나 학술발표를 하거나 책을 쓰거나, 성과물을 낼 수 있는 역량과 추진력이 없으면 허울뿐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요. 학예사가 되면 마냥 다 좋고,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되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연구해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죠. 학예사가 되고 싶다면 단순히 시험공부에만 매진하지 말고 내가 전공한 분야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의 깊이를 더 하길 바라요. 내가 인정 받고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내 전문분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Q 동아리나 조별 프로젝트 같이, 학교 생활을 했을 당시 기억에 남는 활동들이 있다면요?

지금도 그렇겠지만, 국사학과의 꽃은 답사가 아닐까요(웃음)? 소규모 동아리 활동 중에서 답사 동아리가 있었어요. 친구들과 실제 학교에서 가는 답사의 사전준비도 하고 루트도 짰던 기억이 나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배낭 하나 메고 탑 하나 보려고 산을 넘고 쌀과 냄비를 가지고 다니면서 밥해먹던 것이 이제는 추억이 됐죠. 아마도 국사학도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추억이 아닐까 싶어요.

Q 혹시 해외 답사나 어학연수, 여행 등의 경험 중 도움이 된 것들이 있다면?

요즘 후배들은 해외 답사도 많이 간다고 들었는데, 저는 그렇지는 못했어요. 다만 학부시절에는 고등학교 때 로망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하는데 치중했죠. 그 중 하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배낭여행을 가는 것이었어요. 아르바이트는 학습지교사, 서빙, 회사 서무보조 등 다양하게 해 봤어요. 3학년이 되기 전 1년을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갔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갔다고 생각해요. 대학시절을 취업을 목표로 보내기 보다는 그런 경험을 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취업준비만 해서 후회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열심히 공부만해서 취업을 했는데, 막상 자신과 안 맞아서 후회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더군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노력하는 와중에 현재 상황에서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하길 바라요.

Q 다시 대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세계여행이요(웃음). 아마 그때로 돌아가면 더 많은 외부활동이나 도전을 했을 것 같아요. 뭔가 목표가 생기면 공부는 자연스럽게 하게 되거든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고 확신이 섰을 때는 더 시너지효과를 내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죠.

Q 후배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 취업을 위한 마음 가짐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지금 고생하면 나중에 좋을 거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 생각은 달라요.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나중에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물론 요즘은 취업도 쉽지 않고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후배들이 답답한 심정이라는 것을 알아요. 취업준비도 중요하죠. 그래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노력하는 와중에 현재 상황에서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하길 바라요. 소소한 즐거움, 행복을 누리면서 공부하는데 힘을 얻는 거죠. 하루 하루가 알차게 느껴지는 시간을 보냈으면 해요.

자신만의 역량을 쌓기 위한 문옥현 학예사의 Tip

1.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도전해 보기

개인마다 하나쯤은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그 일은 어린 시절의 로망이었을 수 있고, 혹은 폼 나는 삶을 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멋지게 보이는 일들이 실제의 나와 얼마나 잘 맞는지, 그 일을 하면서 내가 만족하고 남들이 인정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젊음을 무기로 일단 비슷한 일이라도 도전해 보자. 실제 그 일에 확신이 생긴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설사 그 일이 나와 맞지 않는다 해도 그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인생에 쓸모 없는 경험이란 없다.

2. 자극과 동기부여

확신 있는 꿈이 생겼다면, 지속적인 자극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롤모델을 찾아 그 사람의 도전과 인생이야기를 접하면서 나의 미래를 동일시 해보는 상상만으로도 커다란 자극이 될 수 있다. 또한 본인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계층에서 열성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어 간다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3. 현재의 이슈에 귀 기울이기

현재 매진하고 있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살피는 것도 매우 가치 있다. 그 안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할 뿐 아니라, 그 문제가 생겨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되짚어보는 노력을 더한다면 세상을 보는 통찰력도 갖게 될 것이다.

4. 인생계획표 짜기

현재가 답답하고 미래가 불안하다면 인생계획표를 짜 볼 것을 권한다. 당장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없다 하더라도 본인의 미래를 불행할 것으로 단정하고 계획을 짜는 사람은 없다. 인생계획표를 짜고 나면 조금은 불안하고 불투명했던 내 삶이 보다 명쾌해지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갖게 되기도 한다.

학예사로 일하기 위해 준비하면 좋은 것들

1. 다독과 다작

학예사는 연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꾸준히 학습하는 자세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능력은 절대 짧은 기간 동안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꼭 전공분야의 글이 아니더라도 쉽게 읽힐 수 있는 글(소설, 신문 등)을 찾아 읽고 공감하거나 비평하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짧게나마 글로 써보는 노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 관련 연구자들과의 교류와 소통

유관 연구자들과의 소통과 교류는 미처 책에서 배우지 못한 다양한 시각과 트렌드(연구경향)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우선 주기적으로 열리는 학회나 세미나 등에 참석해 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논의되는 다양한 연구시각과 연구경향을 파악하고 관련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면 나의 연구역량을 키워나가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자산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3. 외국어공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문을 하고 있지만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의 비교연구도 필수적이다. 특히 고고학의 경우,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중국과 일본은 고고자료도 방대할 뿐 아니라 관련 연구도 상당히 진전되어 있어 이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근거를 제공받기도 한다. 외국어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외국 기관이나 외국 연구자간 교류의 기회가 많기 때문에 외국어실력이 갖추어졌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InformationInformation

학예사 진출분야와 시험 정보

· 학예연구직 분야 – 고고학, 수중고고학, 역사학, 미술사, 건축사, 민속학, 문화재보존과학, 자연문화재(동•식물) 등
· 학예연구직 진출(고고학분야의 경우) - 국가직 공무원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방부에서도 국군유해발굴단을 운영하면서 고고학전공자를 채용하기도 함
- 지방직 공무원 > 각 지자체 및 소속 박물관, 전시관, 연구기관(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
- 대학박물관 및 사립박물관 학예직
- 발굴전문 재단법인 > 중앙문화재연구원, 한강문화재연구원, 강원문화재연구원 등
(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 www.kcpia.or.kr 참조)
- 한국토지주택공사 > *도로건설 및 주택사업에 수반한 발굴조사 관련 업무를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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