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에게 물었다. “국민대는 어떤 대학이지?” “자동차와 디자인 분야가 강한 서울 소재 종합대학”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틀린 답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답도 아니다. 국민대의 역량과 잠재력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익숙하고 제한적인 답이기 때문이다. 국민대는 2025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의 성장에 대한 평가에서는 전국 2위, 서울 소재 대학 중 1위에 올랐다. 과학기술 교수당 산학협력 수익은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국민대의 성장이 단지 구성원들만의 자부심을 넘어 객관적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대를 바라보는 외부의 이미지는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생과 학부모의 경우 대학의 잠재력보다 서열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대의 핸디캡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교사와 학원강사의 경우 국민대는 몇몇 강한 전공을 가진 중상위권 대학,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이 굳이 지원할 이유는 없는 대학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에 종종 국민대의 뛰어난 연구와 교육 성과가 소개되지만, 정작 이러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대의 실체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머릿속 국민대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브랜딩의 역할은 바로 이러한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미 존재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사람들이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사용해야 한다. 다만 최근까지 대학이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입시 철의 신문광고는 짧은 기간, 제한된 지면 등으로 인해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 콘텐츠는 관심 없는 사람에게 도달하기 어렵다. 언론보도는 신뢰도가 높지만 게재되기 어렵고, 게재되더라도 해당 정보가 필요한 바로 그 사람에게 노출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좋은 성과를 만들어도 대학의 이미지에 변화가 없는 이유이다.

AI는 이러한 한계를 매우 효과적·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거의 전 국민이 AI를 사용하는 시대이다. 최소한 내 주변만 보면 그렇다. AI를 사용해 고등학생은 자신의 성적과 관심 분야에 맞는 대학을 탐색하고, 학부모는 자녀의 진로와 취업 가능성을 검토한다. 교사와 학원강사는 비슷한 입시 수준의 대학을 비교하고, 언론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연구성과를 찾는다. 기업 역시 AI를 통해 협력할 대학의 경쟁력을 확인할 것이다. 과거에는 대학이 정해진 시간과 지면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제는 AI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말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국민대의 향후 브랜딩은 AI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고등학생, 학부모, 교사, 학원강사, 기업, 언론 등이 AI에게 대학 또는 국민대 관련 질문을 던졌을 때 국민대의 역량이 적극 부각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AI가 국민대의 잠재력을 저절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생성형 AI의 경우 인터넷에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보편적인 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대의 강점이 보도자료, 행사 소식, PDF 파일, 블로그, 댓글 등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을 경우 AI가 이를 연결해 국민대의 경쟁력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고정되어 있는 대학의 서열이나 "자동차와 디자인이 강한 대학"이라는 표현 등을 우선적으로 답변에 반영한다.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관점의 브랜딩이 시급한 이유이다.

GEO란 생성형 AI가 더 의미 있는 답을 제시하도록 인터넷상의 정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국민대는 어떤 대학인가?”에 대한 국민대 스스로의 답변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디자인과 모빌리티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AI 기술로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전공을 실제 산업과 연결하는 실용 융합형 대학”이 이에 대한 답일 수 있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국민대가 이미 잘하는 것, 새롭게 성장하는 것, 학생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것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함께 제시되어 있을 때 AI가 더 신뢰할 만한 정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와 디자인이 강한 이유, AI와 기존 전공이 결합되는 방식, 학생들이 참여한 산업 프로젝트, 산학협력의 구체적 성과, 졸업생의 진출 경로 등을 수치와 사례로 정리해야 한다. 이미 많이 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AI가 반영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흩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당 증거를 주제별로 상시 페이지에 축적하고, 기준연도와 원자료, 외부 기관의 검증, 관련 교육과정 등을 역시 주제별로 함께 제시해야 한다. 홈페이지 및 관련 사이트를 국민대 관련 ‘뉴스 저장소’에서 ‘체계적인 지식 DB’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고등학생, 학부모, 교사, 학원강사, 기업, 언론 등이 AI에게 실제로 물을 만한 질문을 예측해 이에 대한 답변을 홈페이지 및 관련 사이트에 미리 제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자동차와 디자인 외에 어떤 분야가 강한가?”, “국민대에 입학하면 어떤 프로젝트를 경험하는가?”, “어떤 학생에게 국민대가 잘 맞는가?”, “비슷한 대학과 비교할 때 국민대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등과 같은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을 제목으로 제시하고 첫 문단에서 답한 뒤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정부 기관, 산업체, 학회, 언론 등 제3자의 검증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AI가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져야만 AI가 국민대를 기존 서열이 아닌 학생의 목표, 전공, 미래 가능성 등과 연결해 추천할 수 있다.

2026년, 국민대는 개교 80주년을 맞았다. 과거의 성과를 기념하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다. 그러나 과거의 성과에 머물기에는 국민대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이제 국민대의 브랜딩은 80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향해야 한다. 국민대가 가진 역량과 잠재력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지식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묻는 바로 그 순간에 국민대를 의미 있는 선택지로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다시 AI에게 묻는다. “국민대는 어떤 대학이지?” 앞으로 돌아올 답변은 국민대가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브랜딩하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