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교할 때, 기술자들은 센서 개수와 라이다의 성능을 비교한다. 사업가들은 자동차 가격을 비교한다. 정책 담당자는 센서가 실제로 사고를 줄이는지 안전성을 비교한다.
이런 기준으로 비교하면 Tesla가 기술적으로 더 우수하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Waymo를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Waymo를 Uber처럼 쉽게 탈 수 있다. 앱을 깔고 차량을 호출하면, 차체 곳곳에 센서가 붙은 흰색 자동차가 온다. 처음 탔을 때에는,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에 탄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다. 신호등은 잘 지키는지, 위험한 상황에는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유심히 보았다. 나 역시 기술을 먼저 보고 있었다.
그런데 Waymo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운전자가 없으니 뒷자리에서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낯선 사람이 대화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고 했다. 뒷좌석에 앉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즉, 운전자가 없는 앞좌석은 단순히 빈자리가 아니라, 자동차 안을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처럼 느끼게 만드는 요소였다.
Tesla 이용자들은 운전자의 편의나 생산성을 주로 언급한다. 이동 중 이메일을 확인하고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반면 Waymo 이용자들은 운전 경험이 아니라 탑승 경험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이 없는, 자유롭고 편안하고 독립적인 공간을 자주 언급한다.
특히 여성 승객에게는 운전자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다. 낯선 남성 운전자와 좁은 공간에 함께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내가 Waymo를 처음 탔을 때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남성인 내가 “거친”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여성의 경험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집이라는 공간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남학생들은 자취방에 있는 문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어떤 여학생들은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나 문 가까이에 머무는 것 자체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두렵다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의 경험이 다르고,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의 경험도 다르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객을 이해한다는 말은 생각보다 어렵다.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Tesla의 기술과 가격만 비교하면서 Waymo 승객이 뒷좌석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기술자들은 기술을 본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좋은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기술을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고객으로 관점을 바꾸는 일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