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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우리 몸을 지키는 방패인가 질병의 시작인가

- 생존을 위한 필수 방어 시스템에서 만병의 근원까지, 염증의 두 얼굴을 이해하다 -

(융합바이오공학과 오상택 교수)
염증은 관절염·피부염처럼 부정적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세균이나 상처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면역 반응의 핵심 과정입니다. 급성 염증은 정상적인 방어 작용이지만, 만성 염증은 조직 손상을 일으켜 암·치매·당뇨병·동맥경화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염증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과 정밀 치료를 통해 필요한 염증은 유지하고 과도한 염증은 조절하는 것입니다.

‘염증’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질병과 연관된다. 관절염, 피부염, 장염 등 ‘-염’으로 끝나는 질환들은 주로 통증과 불편함을 유발한다. 그러나 염증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방어 기전이다. 이 반응이 과도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즉, 염증은 생명을 보호하는 동시에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염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면역 체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면역은 외부 침입자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시스템이며, 염증은 면역 반응의 핵심 과정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상처가 생기고 세균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혈관이 확장되고, 면역세포와 다양한 신호 물질이 상처 부위로 이동하여 침입한 세균을 제거한다. 이때 염증의 특징인 붉어짐, 부기, 열감 및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급성 염증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이고 필수적인 반응이다.

염증이 단기간에 발생하고 적절히 종료되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염증의 경우 체내에서는 지속적으로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암, 치매, 골관절염, 당뇨병, 동맥경화와 같은 다양한 질환의 발병 및 진행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 습관은 만성 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운동 부족, 흡연, 음주,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체내 염증 신호를 증가시킨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는 염증 감소에 기여한다.

염증을 무조건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염증이 없으면 상처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약화된다. 실제로 항염증제의 과도한 사용은 면역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현대 의학의 목표는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조절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특정 염증 신호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정밀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면역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어떤 염증 경로가 어떤 질환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심화되고 있다.

신체의 염증은 불에 비유할 수 있다. 적절한 불은 음식을 익히고 신체를 따뜻하게 하지만, 통제되지 않은 불은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불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서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염증 역시 마찬가지로, 신체를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현대 건강관리의 핵심 목표이다.

국민대학교 융합바이오공학과 오상택 교수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Chemgenomics Inc. 책임연구원, 인제대학교 약물유전체연구센터 조교수를 거쳐 2011년 국민대학교 융합바이오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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