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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보’ 속
인간의 ‘뒷모습’

(영화전공 김현성 교수)

일본 박스오피스 흥행을 휩쓸고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한국인 이상일 감독의 작품 ‘국보’는 중국 5세대 대표 감독 첸카이거의 ‘패왕별희’와 비교를 안 할 수 없었다. 중국의 경극과 일본의 가부키는 동양을 대표하는 퍼포먼스 예술이다. 그러나 이상일 감독은 ‘패왕별희’를 넘어설 야심은 갖지 않았다. 그만큼 ‘국보’는 중국의 영화와는 차별되는 일본만의 절제된 영상미와 스타일을 고수한다.

야쿠자의 아들인 주인공 키쿠요는 아버지가 살해되고 조직이 해체된 후 일본의 명문 가부키 가문 한지로의 식구로 입양된다. 하지만 동갑 나이인 한지로 가문의 유일한 승계자 슌스케와 보이지 않는 경쟁과 무시, 차별을 견디어 내며 결국 일본 최고의 가부키 배우가 된다.

출처 : (주)미디어캐슬

영화 ‘국보’의 특징은 등장인물들의 뒷모습에 많은 장면을 할애하는 것이다. ‘숙명의 라이벌’에 관한 주제는 여러 영화에서 묘사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처럼 담백하게 주인공들의 ‘뒷모습’으로 많은 감정과 이야기를 대신 하는 영화는 거의 없었다. 로베르 브레송 영화 속 손등의 이미지처럼, 뒷모습에서 카메라를 향해 뒤돌아보는 주인공 얼굴의 클로즈업은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출처 : (주)미디어캐슬

인간의 뒷모습은 본인은 절대로 볼 수 없다. 그러나 많은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있다. 라이벌인 두 주인공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의 뒷모습을 주시한다. 그럼, 경쟁자의 뒷모습은 어떤 것일까? 공포의 대상일까? 애증의 대상일까? 아니면 나 본인의 모습일까? 얼굴을 볼 수 없는 인간의 뒷모습은 그림자이며 애써 숨기고 있는 영혼의 어두운 부분이다. 육체의 실루엣으로 포장한, 그 존재가 숨기고 싶은 마음속 진실의 정체이다. 주인공이 뒤를 돌아보는 모습은, 빛을 등지고 숨어있는 실체를 찾으려 하는, 인간이 찾고자 하는 한 가닥의 희망이다. 영화 ‘국보’는 우리를 스스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국민대학교 영화전공 김현성 교수
미국영화연구소 AFI 석사를 졸업하고 2010년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영화전공 교수로 부임했다. 주요활동으로 ‘나비’, ‘비브레이커즈’ 등을 연출했으며, 2000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 2003년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 2014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등에 초청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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