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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인사이트 짧고 굵게, 지금은 숏폼 콘텐츠 시대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영상디자인학과 오승환 교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숏폼 콘텐츠 열풍

최근 숏폼(short-form)콘텐츠의 열풍은 틱톡의 글로벌적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유튜브(YouTube)가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를, 인스타그램이 릴스(Reels)를 런칭하는 등 미래 숏폼 마켓을 위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지나가는 짧은 유행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전 세계 틱톡 사용자는 약 30억 명에 달한다.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틱톡 생태계에 열광하게 되었는지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숏폼의 특징은 크리에이터의 메시지를 팔로워에게 발신하는 것이고, 팔로워는 그 메시지를 짧은 순간에 캐치해야 하는 야구의 투수와 포수에 비견된다. 사실 콘텐츠는 짧을수록 그 목적이 명시적이어야 한다. 짧을수록 셀링포인트가 정확하게 표출되기 때문이다.

과거 재미있게 봤던 영화가 떠올라 다시 시청해 보면 영화 연출속도나 화면전환이 생각보다 너무 느려서 본인도 모르게 빨리 감기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 몸의 시대적 반응속도가 가공할 정도로 빨라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박자나 비트로 설명해 보자. 과거 부모 세대의 삶은 4박자로 움직였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가 그 박자의 속도를 배가시켰으며, 지금 현재가 16박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미래 콘텐츠의 소비속도는 32박자 이상의 속도로 바뀔 것이다.

점점 빨라지고 간결해지는 숏폼 콘텐츠의 인기 요인

21세기북스에서 출판한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하다>에서 발췌한 자료에는 틱톡 콘텐츠 유형을 크게 12가지로 분류하였다. 상황극, 분장, 미적 경험, 티로그, 귀여운 영상, 댄스, 노래, 실험, 비언어 꿀팁, 정보 설명, 밈(meme), 영상 연출 등이 그것이다. 얼마 전 인기를 끈 한심좌의 킬러콘텐츠는 편당 몇 초나 될 것인가? 집을 짓는다거나, 칼을 만든다거나 오래되어 녹슨 시계를 수리하는 과정을 소위 ‘멍 때리며’ 응시한 적이 있지만 비슷한 콘텐츠를 다시 보게 되면 스킵하게 된다. 즉 이미 경험해 본 콘텐츠에 대해서는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르게 해석하면 관람자는 콘텐츠를 쉽게 소비하지만 크리에이터의 창작 고심은 그만큼 배가된다고 하겠다. 그 노력의 대가는 틱톡을 통해 얻게 되는 수익이겠지만 창작의 고통이 유튜브만큼 길지 않다는 점도 간과하지 못할 것이다. 숏폼 콘텐츠들이 블루칩이 된 이유 중 또 하나는 브랜딩이 가능한 하나의 대체 광고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들 수 있다. 챌린지라는 해시태그는 숏폼의 바이럴 마케팅이 되며, 자연스러운 유행을 창조함으로써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 MZ세대에게 숏폼은 게이미피케이션이 되어 즐거움을 선사한다

요즘은 MZ세대를 주목해야 하는 시대이다. 잠깐의 정적을 없애기 위한 ‘아이스브레이크’가 왜 창조 되었는지 이해가 갈 정도로 MZ세대의 속성은 유니크하다. 아이스브레이크는 정적인 분위기를 깨기 위한 일종의 미니 게임을 의미한다. 목적이 참가자에게 유익한 경험을 공유하고, 재미있는 유희와 게임으로 삶을 재창조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인데 마침 숏폼의 니즈와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숏폼은 MZ새대를 사로잡았다. 기성세대가 책을 사서 읽는 동안 MZ세대는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에서 전자책과 음원을 스트리밍해서 소비하며, 자신의 관심사 또한 공유하기를 선호한다. 틱톡의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쉽게 공유하고 순간순간을 일종의 게임과 놀이로 만드는게 가능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형 플렛폼이 현재를 살아가는 MZ세대의 니즈를 잘 파악해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왔다고 하겠다.

숏폼 콘텐츠 앞으로 미래 전망은?

숏폼 콘텐츠가 미래에는 더욱 짧아질 것이라고 유추되지는 않는다. 단지 소비속도가 메타버스(Metaverse)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것은 유추가 가능하다. 첫째, 공급자(크리에이터)와 소비자(팔로워)의 개념도 공유로 바뀔 것이며, 메타버스라는 플렛폼 안에서 가치창출을 하려는 사이버공간에서의 골드러시가 형성될 것이다. 아직은 숏폼이라는 개념이 2차원 영상으로만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3차원 가상공간에서의 AR, VR, XR, MR 등 다양하게 변모할 것이다.
두 번째, 얼마 전 미국 3D 아티스트 비플(Beeple: 마이크 윙켈만(Mike Winkelmann))의 <매일(Everydays)>이라는 작품이 NFT로 전환하여 한화 약 777억 원이라는 큰돈으로 팔린 것이 화제가 됐다. 덩달아 NFT에 너도나도 관심을 갖게 됐다. 누구나 숏폼에서 만든 창작물을 NFT로 바꾸고, 메타버스라는 미디어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모습은 먼 미래가 아니라 현실인 시대이다.
세 번째, 미래의 숏폼 콘텐츠들은 브랜드 전략에 맞게 ‘자신의 개성’이 수익화되는 시대가 될 것이며, 대부분 이용자가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면서도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슈머(prosumer)’가 되어 자신을 다양하게 가꾸는 방법론이 탄생할 것이다.
개인적 의견으로 현재 메타버스 개발 목적이 기업들이 수익을 목표로 또는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휘발성 이벤트를 위한 것이라면 그 이상의 발전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된다. 진정한 메타버스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으며 나타난다면 세계적 기업들과 함께 하나로 구축되는 거대한 생태계가 진정한 초월형 메타버스의 의미로 구현될 것이라고 사료된다.

▲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메타버스 세계를 묘사한 애니메이션 <썸머워즈>  ⓒ 네이버 영화

이미 2009년에 발표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썸머워즈>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메타버스 세계를 재대로 묘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8년 개봉된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도 수많은 캐릭터의 라이센스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이슈가 될 정도로 다양한 가상세계 케릭터가 등장하지만 세계관 자체는 <썸머워즈>의 오마주로 해석된다.
최근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것 중 하나는 숏폼 콘텐츠로써 하루하루 만들어져 쌓여가는 SNS형 포트폴리오의 니즈이다. 과거 디자인스쿨은 졸업작품전이라는 포맷에 맞춰 장시간을 투자하여 약 1~2개의 작품을 완성했다(전공마다 다르겠지만). 단적으로 해석하면, 그 작품의 퀄리티와 완성도는 높겠지만 요즘 취업하기 위해 쓰는 이력서 한 줄에 해당된다. 역발상으로 오히려 평상시에 자신의 인생 목표, 독후감, 정체성, 관심사, 작업물 등 이러한 것들이 쌓여있는 플랫폼의 QR코드를 첨부하는 것이 취업 시장에서 본인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홍보가 아닌가?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PC는 생산형,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은 소비형이라고 규정한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4K 영화도 촬영하는 시대 아닌가? 이제 현실과 가상현실, 증강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메타버스 안에서 우리도 나만의 브랜드와 메시지를 만드는 건전한 숏폼 생산자가 되어보면 어떨까?

참고문헌
김가현 외 8명,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21세기북스
이영민, 아이스브레이크101, 김영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영상디자인학과 오승환 교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미래 엔터테인먼트디자인과 인터랙티브미디어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에서 석사학위를, 경성대학교 디지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디자인파크, 선광커뮤니케이션스에서 멀티미디어 아트디렉터로 근무하였다. 최근에는 다중 참여형 영상시스템 개발 및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통한 영상콘텐츠의 융합 확장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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