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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립니다 다가오는 식목일, 식집사 1일 하실래요? 국민대학교 과학기술대학 산림환경시스템학과 이창배 교수

식물원에 가는 것이 재미있다. 산에 나무와 꽃을 보러 간다.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있다. 길에서 본 나무와 꽃 이름이 궁금해 이미지 검색을 한 적이 있다. 위 항목 중 자신이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당신은 식집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내 방에 반려식물 하나 놓아볼까?’ 생각 중이라면 이창배 교수님께 여쭤보자. 교수님, 제 첫 반려식물로 뭐가 좋을까요?

이창배 교수는 10년 전에 금낭화, 하늘매발톱, 은방울꽃 등을 집안에서 키웠지만, 현재는 많은 식물을 키우고 있지 않다. 화분에 있는 식물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자연 상태에 있는 식물을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키우는 식물은 인도고무나무, 벤자민고무나무 두 그루씩과 풍란, 다육식물 등이다. 인도고무나무와 벤자민고무나무는 아토피가 있는 막내를 위해 집안에 들였다. 두 나무 모두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공기정화에 효과가 있다.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학생들도 미래관 3층과 4층 사이에 있는 산림휴게실에서 식물을 키운다. 산림휴게실은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통해 탄생한 공간으로 다양한 초본식물(줄기에 목재를 형성하지 않는 식물)이 놓여 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기존에 단순했던 휴식 공간이 싱그러운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개방되지 않고 있지만, 다시 문을 연다면 미래관의 랜드마크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물의 활력이 떨어지는 한여름과 겨울에 대비해 기존에 있는 초본식물과 함께 꽃이 피는 식물, 나무로 보강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싱그러운 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산림휴게실에 놓여 있는 초본식물과 식물 사진. 산림환경시스템학과의 캡스톤디자인으로 산림휴게실이 탄생했다

산림휴게실은 최근 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식물에 관한 관심을 보여준다. 실제 산림환경시스템학과의 캡스톤디자인과 유레카 프로젝트에는 반려식물, 식집사와 관련된 아이디어 제안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화분 교환이나 중고 식물 거래, 플랜테리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식물을 키우는 취미생활과 반려식물 문화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가 상당히 신선합니다. 과거에는 ‘식물 키우기’라고 하면 중장년층이 하는 취미생활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20대들도 반려식물에 관한 관심이 높습니다.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시대가 되면서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데요. 젊은 청년들은 일자리 찾기와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죠. 작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신질환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청년층이 15% 이상 증가했고 자살률은 10% 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 심각해졌다고 하는데요. 청년들이 이러한 난관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는 본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고, 그 방법으로 반려식물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홍월균, 눈잣나무와 같이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을 좋아하는 이창배 교수

이창배 교수가 반려식물을 키우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직접 흙과 식물을 만지는 활동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식물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분갈이를 하거나 여건이 된다면 화단이나 텃밭, 정원을 가꾸는 활동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2009년 미국산림협회에 방문했을 때 한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미국산림협회는 나무나 식물의 조직을 키워 민간인들에게 식물을 분양하는 공익사업을 하는데요. 9·11사태 때 펜타곤 테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그루의 나무를 번식시켜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나눠드렸다고 합니다. 역경을 이겨내며 후손을 퍼뜨리는 나무를 보고 많은 피해자 가족분들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죠.”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는 다가오는 식목일, 국민*인들을 위해 작은 묘목을 나눠줄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학기에도 수업은 비대면이 많을 것 같고, 바깥활동도 제약이 있을 것 같다. 내 방에 작은 식물 하나를 두고 특별한 시그널을 보낼 마음이 있는 국민*인이라면 산림환경시스템학과가 전하는 한 그루의 작은 묘목과 이창배 교수가 전하는 식물 키우기 팁이 유용할 것이다.

나를 입양해봐 넌 행복해지고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동물에 대해 공부하는 것처럼 식물도 마찬가지로 공부가 필요하다. 초보 식집사가 키우기 좋은 식물은 무엇인지, 어떤 키워드로 접근하며 반려식물에 대한 지식을 넓혀야 하는지 이창배 교수가 들려주는 팁에 귀 기울여보자.

쉽게 키우면서 보기에도 좋은 식물로!

“식물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키우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쉽게 키우면서 보기에도 좋은 식물이 초보 식집사에게 가장 좋은 식물입니다. 현재 제가 키우고 있는 고무나무는 기능적으로도 좋고, 쉽게 죽지도 않습니다. 공기정화에도 좋고요. 요즘에는 자취방에 놓아도 좋은 부피가 작은 고무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하얀색 꽃이 아름다운 치자나무도 키우기 쉬운 식물 중 하나입니다. 빨간 열매가 아름다운 자금우도 좋은 관상용 식물이면서 키우기 쉬운 식물이죠. 관리가 쉽고 병해충, 저항력이 높은 스킨답서스도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튼튼하고 키우기 쉬운 식물로 줄기를 잘라 물에 든 병에 꽂아두어도 잘 자랍니다. 키우기 쉬우면서 많은 곳에서 장식용으로 키우는 다육식물도 권합니다.”

키워드로 접근해보자!

“흙과 식물을 같이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텃밭’이라는 개념의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텃밭이라는 개념은 규모가 작은 화분 텃밭에서 베란다 텃밭, 실제 큰 밭까지 다양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화분 텃밭’, ‘베란다 텃밭’ 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이와 더불어 ‘홈 가드닝’도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추천합니다. 식물을 키우고자 한다면 당연히 다양한 식물들을 보고 본인에게 맞는 식물과 본인이 좋아하는 식물을 골라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식물도감’이라는 키워드도 좋습니다. 특히 ‘원예식물’ 또는 ‘실내식물’이라는 특정 단어가 포함된다면 보다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키우기’라는 키워드는 식물을 어떻게 잘 키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데요. 실제로 좋은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전문가가 저자인 대학교 출판물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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