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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국민인 ‘합격’이 아닌 ‘입시’과정으로 자존감을 쌓다

“학교 밖에서 찾은 꿈 이루기 위한 혹독한 ‘합격수기’”

국민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 20학번 김규리 학생

대학 입시가 정규 교육과정만큼 당연한 순서인 시대지만, 한편으론 “그 ‘당연함’이 대학 진학의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걸 실감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대학 입시의 문을 두드릴 때는 스스로에게 ‘어떤’ 대학 교육이 ‘왜’ 필요한지 절감할 때일 것이다.

학교를 벗어나 넓은 바깥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일과 배우고 싶은 학문을 찾아낸 영상디자인학과 20학번 김규리 학생이 그렇다. 김규리 학생의 국민대학교 입학기를 소개한다.

스스로 찾아낸 대학 교육의 필요성

김규리 학생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내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봄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다간 영원히,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나를 맞추다가 죽겠구나.”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1년 동안 부모님을 설득한 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안학교에 입학했다.

그 뒤로 다양한 도전을 했다. 국토 종주를 하고 마라톤에 도전해 완주 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광화문에서 교육 바꾸기 서명운동도 했다. 500여 명 앞에서 발표도 했다.

그녀는 그제야 진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며 스스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성적’으로만 나를 평가했던 학교와는 달라 행복했다.

우연히 대안학교 시절 활동을 영상으로 만든 게 시작이었다. 무비 메이커로 만든 엉성한 영상이었지만 직접 영상을 설계하는 일에 큰 매력을 느꼈다. ‘내가 만든 영상이 누군가에게 영감과 감동을 줄 때의 뿌듯함’은 경험한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다. 김규리 학생은 “영상을 만들면 만들수록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대안학교 졸업 후 영상을 독학하고 작은 벤처기업에서 영상편집 직무 인턴으로 6개월간 근무했다. 대학 교육에 회의적이었던 생각은 이때 바뀌었다고 한다.

스스로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돈을 벌면서 무언가를 배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학생 신분으로 원하는 분야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미대 입시 학원 수강시절의 김규리 학생

그녀는 남들에 비하면 늦은 나이인 21살에 미대 입시에 뛰어들었다. 국민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는 조형대에 속해 있어, 합격하려면 미대 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했기 때문에 그녀의 정규 교육은 중학교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21살에 다시 시작했으니 공부를 안 한지 5년이나 됐다. 그 격차와 미대 입시 경력이 전무하다는 건 김규리 학생에겐 큰 걱정이자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누가 나를 믿겠는가?”라며 “무조건 ‘나는 된다’는 생각을 가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시간만은 모두에게 평등해”

시험까지 주어진 시간은 누구나 같다. 김규리 학생은 시간을 잘 쓸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했다.

▲ 입시 준비 기간 중 사용했던 폴더폰(좌)과 당시 생활했던 고시원(우)

먼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중고나라에서 산 2만 원짜리 폴더폰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에 빼앗겼던 시간을 되찾았다. 틈틈이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많아졌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어단어를 들여다봤다.

요즘엔 “다시 폴더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또, ‘입시는 시간 싸움’이라는 생각에 수영을 등록하고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났다. 매일 수영장에 갔고 덕분에 남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체력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그녀가 실기를 준비하는 동안 매일 자정까지 그림을 그려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한 운동 때문이다.

수능 이후 홍대 근처에서 학원을 다니느라 고시원에서 2달을 살았다. 그동안 집엔 한 번도 안 갔다. 가장 좋았던 점은 학원과 5분 거리였기 때문에 온전히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대 입시 자신감 높이는 팁 다섯 가지

입시는 사람을 갈대처럼 흔들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든다. 입시 준비로 약해진 건강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해지게 한다. 하지만 김규리 학생은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거기에 빠져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비교는 나 자신하고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자신감은 근거가 있어야 생긴다. 그녀가 전하는 실기 실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높이는 팁 5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사람마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지만,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습관화시키면 그게 스스로의 스타일이 된다.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실기 시험 전날까지만 찾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녀도 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은 12월이 되어서야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감이 잡혔다.

두 번째, 남들보다 무조건 ‘더’ 노력할 것
천재가 아닌 이상 남들과 똑같은 시간으로 승부를 보긴 어렵다. 김규리 학생은 수능이 끝난 이후인 ‘정시 특강’ 기간에 남들보다 학원에 일찍 나와 늦게까지 그림을 그렸다. 이 시간에 정확히 집중만 한다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 김규리 학생의 복습노트

세 번째, 복습노트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미대 입시 중 많은 친구들이 피드백을 금방 잊어버리고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를 종종 있다. 김규리 학생은 “기억에만 의존하지 말고 노트를 만들어 틈틈이 기록을 되새기면서 ‘한 번 한 실수는 다시 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
‘무엇을 디자인해야 하는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다르다. 이를 스케치에서부터 최대한 고민하는 동시에 채점자인 교수의 의도도 파악해야 한다. 김규리 학생은 “대부분 이런 핵심에는 ‘조형원리’가 기본”이라며, “‘왜 이 그림이 더 나을까? 이 그림에선 뭘 더해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등을 끊임없이 질문하다 보면 조형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차별성을 만들자.
입시도 경쟁이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야 남들보다 더 눈에 띌 수 있다. 김규리 학생의 경우 ‘하도(스케치)’를 강점으로 만들려 노력했다. 하도와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스스로의 부족한 그림 실력을 메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자 가진 장점이 다르니 자신에 맞춰 전략화 할 필요가 있다.

수능부터 실기 면접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합격자 발표일까지 불안감도 상당했다. 합격 소식을 접하니 그제야 1년간 노력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후회 없이 살았음을 실감했다.

김규리 학생은 “최선을 다하고 성공 경험을 쌓는 일은 또 다른 밑거름이 될 테니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를 선택한 국민대학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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