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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이 특별한 브랜드가 됩니다 성수동 빈티지 마켓 ‘밀리언아카이브’ 정은솔 대표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07) 동문

정은솔 동문은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빈티지에 대한 애정과 확신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브랜드의 이름은 ‘밀리언아카이브’로, 이벤트성 마켓이 열릴 때면 200여 명이 줄을 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정 동문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남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뛰어보라”라는 응원을 잊지 않았다. 그가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던 힘의 근원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정은솔 동문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07학번 정은솔입니다. 현재 성수동에서 밀리언아카이브라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밀리언아카이브 마켓에서는 빈티지나 세컨핸드(중고) 의류를 판매하는데요. 유럽,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모인 수천 벌의 옷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어요. 매달 특정 품목을 특정기간 동안 판매하는 마켓을 진행하기도 하죠. 컨셉은 ‘원피스샵, ‘스웨터샵’ 등으로 정해져요. sns에 시간을 공지하면 팔로워분들이 찾아오세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진행한 ‘스웨터 숍’

Q. 그래픽 디자이너 업무를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아르바이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빈티지 의류를 판매를 시작했죠. 길거리 노상부터 온라인쇼핑몰, 편집숍 등에서 판매했죠. 졸업 이후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는데요. 마켓기획에 대한 갈증은 계속 있었어요. 그래서 공간을 빌려 실험 삼아 ‘스웨터샵’을 열었어요. 2년이 지난 지금은 40평 매장에 70평 창고를 가질 정도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Q. 빈티지 의류숍은 이미 이태원 등에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밀리언아카이브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A. 한국의 빈티지 숍은 대부분 매니아만 찾거나 영세한 규모가 많았어요. 규모가 있더라도 브랜딩이 부족하고요. 저는 컨셉이 명확하고 스타일리시하지만 대중적으로도 부담 없이 찾는 큰 마켓을 만들고 싶었어요. 1만원 내외의 판매가격을 유지하면서 높은 퀄리티의 옷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강조하기보다는 계속 변화하는 전체적인 컨셉과 쇼핑방식 자체를 판매할 생각이에요. 또 빈티지 숍에만 정체성을 두지 않고, 아티스트 판매전시, 창작자 플리마켓 등을 지속해서 열면서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해요.

첫 번째 마켓인 ‘원피스 숍’

Q. 밀리언아카이브에서는 단 하나의 품목을 정해진 기간에 판매한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최대한 직관적인 컨셉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하기 위해서예요. 또 세컨핸드 의류는 도매로 수입할 때 많이 사면 살수록 거래가 쉬워지고 저렴해지기 때문에 품목을 정해놓고 많은 수량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했죠. 자본과 시간이 부족했던 여려가지 한계점을 기획으로 잘 녹여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규모가 꽤 커져서 마켓준비기간이 꽤 오래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을 때도 있습니다.

Q.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이벤트 기획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나요?

A. 최근에는 '키로키로 마켓'이 인기가 좋았어요. 의류 1kg에 만원씩 책정해 판매하는 마켓이었어요. 오픈하는 1시부터 7시까지 계속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모두 만족도가 높았던 거로 기억해요. 무게를 달아 옷을 판매한다는 컨셉 자체가 재미있었죠. 이벤트는 주로 계절이나 시즌에 따라 아이템을 선정하는데요. 수입 품목 중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만한 아이템을 먼저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는 봄을 맞아 ‘블라우스샵’을 준비 중이고 10월에는 ‘할로윈마켓’을 기획할 예정인데, 어떤 반응일지 기대되네요.

성수동 밀리언 아카이브 매장 전경

Q. 대표님의 성격과 창업이 적성에 맞나요?

A. 규율이나 지시 같은 것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저의 성격이 창업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한국 사회 특유의 위계나 단체생활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생활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차라리 내가 회사를 만들기로 작정했었죠. 물론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쉬지 못하고 일할 때도 많지만, 제가 일하는 시간 등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제가 근면·성실한 스타일은 아니라서 걱정이 되긴 했는데요. (웃음) 창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선견지명, 추진력 등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Q.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적은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1년 차엔 홍보만 한다고 생각하고 순수익 없이 공회전만 했어요. 2년 차엔 뭔가 제대로 된 쇼잉이 필요한 것 같아서 소상공인 대출을 받고, 친척분에게 자금을 빌렸습니다. 더 큰 공간으로 이사를 했는데 적지 않은 월세와 빚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우울하기도 했어요. 마지막 승부라는 심정으로 ‘원피스 샵’ 마켓을 기획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로 마켓을 더 자주 열 수 있었어요. 요즘에는 안정 자금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창업 전에 이것만은 꼭 알아둬라!’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예전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거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창업하라고요. 저는 그 말에 반대해요. 자기가 정말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우선해야 브랜드를 키울 에너지를 만들 수 있고,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빈티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수억 벌의 빈티지 의류를 접하는 과정에서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행복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대중적이지 않아도 오히려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신선한 문법으로 사람들에게 설득한다면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Q. 정은솔 대표님이 갖고 있는 인생의 목표나 꿈에 대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사업적으로는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취향을 판매하는 자생적인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런던의 브릭레인 마켓과 같이 큰 창고를 개조한 문화공간에 다양한 창작물과 빈티지 상품, 음식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한국에 정착시키려는 것인데요. 오프라인 공간은 역시 조금 시간이 걸릴 테니 온라인 커머스라던가 어플리케이션 제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빈티지관련 기획 이외에도 여성창작자들의 브랜드 구축 등 판매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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