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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과 일몰 그리고 해안가로 파도가 밀려오는 현상들을 우리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통해 설명한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라는 과학적인 설명이 미처 제공되지 않았던 시대에도 매일같이 태양은 동쪽에서 떠올라 저녁 무렵 서쪽으로 사라졌고, 바닷가에 나가면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를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당시 사람들은 이러한 자연현상들을 어떻게 설명했을까?

그들은 일출과 일몰을 새벽의 신인 에오스가 새벽안개를 걷어주면 태양신 헬리오스가 태양마차를 몰고 아침에 동쪽 바다 끝에서 올라와 하늘을 반 바퀴 운행한 뒤 저녁 무렵 서쪽 바다 끝으로 사라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4두 마차를 몰고 바닷물 위를 가로 지르면서 달릴 때 바닷물이 마차 바퀴에 부딪쳐 해안가로 밀려오는 것을 ‘파도’라고 믿었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이러한 설명을 의심하지 않았고 미신적이라거나 신비적이라고도 생각지 않았다.

결국 신화란 과학적인 설명이 제공되지 않았던 시대에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세상을 설명하고자 했던 방식이다. 따라서 우리는 신화를 통해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의 대상뿐 아니라 그들의 인생관, 세계관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과학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가 신화 시대의 사람들과 비교되는 ‘신 인류’가 아니듯이 인간의 지성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신화를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간의 상상력과 지성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최첨단 방어체계인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이지스(Aegis) 구축함은 지혜의 여신이자 정의로운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가 사용하는 방패 아이기스(Aigis)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아이기스는 본래 제우스의 방패였다. 제우스는 아테나 여신에게 아이기스에 대한 독점적인 사용권을 허락하게 되는데 그 후부터 아이기스는 아테나 여신의 방패로 불리게 된다. 아테나 여신의 방패가 된 후 아이기스 정 중앙에 메두사의 머리가 붙여지게 되는데, 메두사는 누구든지 쳐다보기만 하면 돌로 변하게 만드는 괴물이다. 제우스의 방패였던 아이기스는 본래도 무적의 방패라 할 수 있었지만 거기에 메두사의 머리가 붙음으로써 누구든지 쳐다보기만 하면 돌로 변하게 만드는, 말 그대로 천하무적의 방패가 된다.
가장 완전한 방어체계로 무장했다는 이지스 함은 바로 천하무적의 방패 아이기스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비밀의 수’들이 몇 가지 있다. 이러한 비밀의 수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4’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념보다 훨씬 더 강하게 오늘날까지 서구인들에게 그대로 남아 있다.



금성(Venus)은 로마신화에서 베누스(Venus)라고 불린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지구는 자애로운 어머니 신인 가이아(Gaia), 화성(Mars)은 로마신화에서 마르스(Mars)라고 불린 전쟁의 신 아레스(Ares), 가장 큰 행성인 목성(Jupiter)은 로마신화에서 유피테르(Jupiter)라고 불린 제우스(Zeus), 토성(Saturn)은 로마신화에서 사튀르누스(Saturnus)라고 불린 시간의 신 크로노스(Cronos), 천왕성(Uranus)은 로마신화에서 우라누스(Uranus)라고 불린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os), 해왕성(Neptune)은 로마신화에서 넵투누스(Neptunus)라고 불린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 그리고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명왕성(Pluto)은 로마신화에서 플루토(Pluto)라고 불린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Hades)의 이름에서 각각 유래하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서구 정신의 근원에 해당한다. 오늘날의 서구 정신은 헬레니즘(Hellenism)과 헤브라이즘(Hebraism)이라는 두 개의 축에 기초하고 있다. 헬레니즘은 그리스의 문화와 사상이며 헤브라이즘은 그리스도교의 문화와 사상이다. 헬레니즘이 마케도니아의 왕인 알렉산더의 동방 원정 이후 그리스의 고유한 문화가 오리엔트 문화와 융합하여 이룬 새로운 성격의 문화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작을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의 활동 시기나 그 이전의 호메로스 생존 시기로 보기는 어렵다. 인간의 지성과 문화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그리스의 고유한 문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바로 그리스 신화다.

이처럼 그리스 신화는, 그저 그런 재미있는 황당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수많은 콘텐츠의 보물창고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의 삶과 함께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 신화를 통해 다른 지역의 오래된 그저 그런 옛날이야기를 다시 듣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음미할 수 있고 새로운 콘텐츠의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서구 정신의 뿌리를 다시 봄으로써 우리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타 문화의 그것과 비교함으로써 보다 더 크게 확장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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