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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분들 꿈이 소중하지 않은 꿈이 어디 있겠습니까?” MBC <우리들의 일밤>의 ‘신입사원’의 한 출연자가 한 말이다. 이 출연자는 다른 직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해왔다. 하지만 그는 아나운서라는 꿈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아나운서를 뽑는 리얼리티쇼 ‘신입사원’에 도전했다. 학생들에게 시험치는 법을 가르치던 그가 시험에 도전했건만, 시험은 그리 쉽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팀 과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꿈은 절실하다. 아이에게 자신이 집에 있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주부나, 모델 일을 그만 두고 아나운서가 되려는 청년이나 모두 절실하다. 그러나 시험은 냉정하다. 탈락을 앞둔 응시자들의 눈물 어린 한마디는 심사위원들마저 자신들의 냉정한 평가를 고민하게 만들 만큼 절실하지만, 그럼에도 탈락을 되돌릴 수는 없다. 최근 한국에서 ‘신입사원’이나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시험이 주는 희망과 절망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험을 잘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시험을 못 보면 내 꿈도 이룰 수 없다. 임재범은 지난 10년 동안 TV 프로그램 자체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정상급 가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나는 가수다’의 출연을 결정했다. 현재 암 투병 중인 그의 아내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다. 임재범처럼 방송에 구애 받지 않고 살아온 뮤지션에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자신의 실력을 평가 받는 리얼리티 쇼는 좀처럼 적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아내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는 무대에 올라야 한다. ‘나는 가수다’가 방송 시작 당시부터 이미 자신들의 세계가 있는 가수들에게 지나친 경쟁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청중 평가단에 의해 ‘꼴지’가 된 김건모가 큰 충격을 받고, 그에 이어 제작진이 논란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을 제안하게 된 건 경쟁 요소를 갖춘 시험이 그만큼 큰 부담감을 주기 때문이다. 논란 끝에 한 달여 만에 새롭게 방송을 시작한 ‘나는 가수다’가 가수들에게 준 첫 시험 과제가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였던 것은 제작진이 가수들이 더 이상 타인과의 경쟁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길 바라서 아니었을까.



자신들이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를 가장 원하는 방식의 편곡으로 하면서, ‘나는 가수다’는 형식적으로는 가수들의 순위를 매기지만, 내용적으로는 가수가 자신의 음악적인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을 찾았다. 청중들이 어떻게 평가하건, 가수들 자신은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들을 어느 정도의 완성도로 해석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경쟁하는 시험에서 모두가 1등을 할 수 없다. ‘신입사원’에서는 단 한 명의 사람만을 뽑는다. 하지만 떨어진 진정 참가자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끌어내는 시험이라면, 1등을 하지 못한 사람도 스스로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건 ‘나는 가수다’처럼 참가자들이 최대한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일 수도 있고, ‘신입사원’처럼 심사위원들이 참가자에게 앞으로의 도전에 도움이 될 법한 따뜻한 한마디를 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경쟁의 결과는 차갑지만, 그 과정은 참가자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런 배려가 참가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향해 더욱 노력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시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


 



 
최근 데뷔 20주년을 맞아 전 앨범을 리마스터링한 박스 세트를 내놓은 윤상은 자기 자신과의 시험, 또는 경쟁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의 앨범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더 이상 손 댈 필요가 없는 완성도를 가졌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윤상은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동원해 자신의 앨범을 리마스터링했고, 박스 세트를 통해 보다 자신의 음악에 대한 명확한 의도를 드러냈다. 4집 앨범 <이사>의 타이틀 곡 ‘이사’에서는 원래 앨범에서 크게 부각된 베이스와 퍼쿠션의 볼륨이 다소 줄어들면서 다른 사운드와 전체적으로 조화 된다. 원래 버전이 리듬을 더욱 부각했다면, 리마스터링을 거친 앨범은 사운드 하나하나를 더욱 명확히 들을 수 있고, 동시에 사운드의 전체적인 조화에 신경 쓴다. 이런 변화는 음악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극히 작은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아예 어떤 부분이 달라진지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윤상 자신만큼은, 그가 이 변화를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을 했는지 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음악적인 노하우와 자신의 뜻대로 새롭게 만들어낸 음악이 주는 기쁨은 어떤 경쟁이나 시험에서 1등을 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일 것이다.

걸 그룹 2NE1의 신곡 ‘Lonely’ 역시 그런 자신들의 시험이 낳은 결과물일 것이다. 2NE1은 이전까지 가장 유행에 민감한 댄스음악을 하는 그룹이었다. 지난 앨범에서 ‘Can’t nobody‘ 등 전자음이 가득 찬 음악을 했던 2NE1은 ’Lonely‘에서 100% 라이브가 가능한 실제 연주 사운드로 꽉 채운 음악을 해 나간다. 그들에게나, 소속사 입장에서나 불안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가요계에서, 2NE1은 스스로 변화에 대한 시험이 필요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Lonely‘는 발표 직후 모든 차트의 정상을 차지했다. 수많은 전자음들보다 찰랑거리는 기타 소리 하나가 가슴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2NE1은 새롭게 나아갈 길을 마련했다.

만약 윤상이나 2NE1이 느낄 스스로의 시험에 대한 기쁨을 아직 이해할 수 없다면 오는 6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의 솔로 콘서트에 가보길 권한다. 그는 피아노를 치면서 마음대로 노래를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정해진 시간의 박수 정도가 아니면 일체의 소리도 내지 않길 바라고, 절대로 사진은 찍지 말라고 할 정도다. 그는 완벽하게 자신이 원하는 조건하에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연주를 한다. 그리고, 그 연주를 듣는 관객들은 평생 경험하지 못한 어떤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시험은 타인과의 경쟁을 위해 시작된다. 하지만 그 시험에서 얻어야 할 것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적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결과물이다. 그것을 얻는 순간 시험은 내가 만족하는 결과물, 나의 완성을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된다. 시험을 봐라.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MBC <우리들의 일밤_신입사원>

창사 50주년을 맞이한 MBC가 특별 기획한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나운서를 시청자와 함께 방송을 찾고자 기획돼 화제를 모았다. 리얼 공개채용 프로그램으로서 최종 합격자에게는 MBC 아나운서국 정식 직원 채용의 혜택이 주어져 기회의 장이 됨과 동시에 흥미진진한 감동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MBC <우리들의 일밤_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매주 실력 있는 7명의 가수들이 자신의 곡이 아닌 새로운 곡을 편곡해 부르는 미션에 도전한다. 일반인 평가단의 심사를 받아 1명이 탈락하고 후에 새로운 가수가 이를 채워가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돌이 주류 가요계를 점령한 가운데 실력 있는 가수들의 황금 시간대에 출연함으로써 가요계 다양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윤상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은 끊임없는 실험적 시도를 통해 월드뮤직과 전자음악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한 뮤지션이다. 강수지, 김민우 등 90년대 최고 스타들의 작곡가 및 프로듀서로 활동을 시작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지금까지도 차별화된 독특한 음악관으로 대중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키스 자렛
재즈 팬들에게 전설로 통하는 현존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 거장. 공연장, 악기는 물론 자신을 찾는 팬들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절대로 공연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까다로운 뮤지션이기도 하다. 작년 첫 공연 이후 8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그의 이번 공연은 국내 첫 솔로 공연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NE1의 ‘Lonely’
4인조 여성 힙합 그룹 2NE1이 발표한 디지털 싱글. 이 곡을 통해 2NE1은 ‘퍼포먼스에 강한 그룹’이라는 인식을 깨고 매력적인 보컬 그룹으로 변신했다. ‘2NE1’은 ‘21세기의 새로운 진화(New Evolution)’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그룹명에 걸맞게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발매한 곡의 연속적인 히트로 가요계 파란을 일으킨 걸 그룹의 대표 주자다.







빨래 : 진심어린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뮤지컬 ‘빨래’.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작곡/극본상 등을 수상하며 탄탄한 이야기와 음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약 1,300회 공연, 25만여명이 관람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대학로의 대표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사랑받고 있다.

성두섭, 이주광, 정문성, 이보라 외 출연 | 2011년 3월 3일~ 9월 4일 | 학전그린 소극장 | 문의 02-928-3362




악인 :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악인>이 국내 개봉한다. 영화의 원작인 소설 <악인>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작품. 국도에서 버려진 시체로 발견된 한 여인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감성 스릴러는 일본 개봉 당시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음악상 등 일본아카데미 사상 최다 부문을 수상하며 ‘악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츠마부키 사토시, 후카츠 에리 주연 | 6월 9일 개봉




지산밸리록페스티벌 2011 :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 올해에도 열린다. '델리스파이스', '자우림', '국카스텐', '10cm', 'Arctic Monkeys', 'The Chemical Brothers' 까지,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총 출동한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에서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기회, 젊음의 에너지를 100% 충전할 수 있는 기회인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놓치지 말 것. 

2011-07-29 ~ 2011-07-31 |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 (인생도처유상수)> : 답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인문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 왔다. 부제인 ‘인생도처유상수’는 우리의 삶의 도처에서 숨어 있는 고수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인문서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그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홍준 저 | 창비 |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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