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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타자가 가장 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가 ‘3할 타자’가 되는 것이다. 10번 쳐서 3번 안타를 만들면 3할이라지만, 시속 140km 이상의 공을 자기 뜻대로 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한국 프로 야구에서 ‘3할 타자’는 매해 전체 타자의 10%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은퇴한 야구 선수 양준혁은 그 3할을 밥 먹듯 치던 선수였다. 1993년 데뷔 후 18년 동안 단 네 번 3할을 치지 못했다. 이 성적을 위해 양준혁은 18년 동안 기계적이라고 할 만큼 훈련을 반복했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몸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다 보니 결혼도 하지 못한 채 20대와 30대가 지나갔다. 그랬던 양준혁이 KBS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에 고정 출연한다고 한다. 양준혁 자신은 “야구를 더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늘 야구만 생각하며 살던 그와 예능 프로그램의 조합은 의외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남자의 자격’은 출연자들에게 태권도를 배우게 하고, 탭 댄스를 권하고, 배낭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남자의 자격’은 출연자에게 일탈을 권한다. 반복적인 삶에서 가끔은 다른 것도 시도해 보라고. 18년 동안 야구만 바라보고 산 양준혁에게도 이제 일탈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의 예능 도전이 성공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지도 않았던 일에 뛰어들어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신입사원’에서 한 40대 주부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신입사원’은 MBC의 아나운서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출연할 수 있다고 했지만 뒤늦게 아나운서에 도전한 40대 주부가 몇 년 동안 아나운서를 준비한 젊은이들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 주부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지금도 무엇에든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는지 모른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일탈의 가능성을 주기 때문은 아닐까. 누구라도 마음만 있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아나운서처럼 원고를 읽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일탈이 아닌 자신의 꿈 자체가 될 수 있다. MBC <위대한 탄생>에서 작곡가 방시혁의 멘티로  출연 중인 노지훈은 2년 전에도 한 IPTV업체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 데뷔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가수로 활동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다시 <위대한 탄생>에 도전했다. 안정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의 도전이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18년 동안 야구를 하다 예능에 도전하는 양준혁처럼, 일탈의 에너지는 안정된 삶을 뒤로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가능하다. 일탈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자신의 꿈을 이루는 ‘위대한 탄생’도 가능하다. 얼마 전 앨범 <Go easy>를 발표한 래퍼 버벌진트처럼.







명문대 출신에 현재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버벌진트는 사회적으로 이른바 ‘엄친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학벌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의 랩은 한국어 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들었고, 앨범 <누명>은 한국 힙합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Go easy>는 그의 기존 음악에 제목 그대로 조금 더 ‘Easy’한, 보다 대중적인 스타일을 섞었다. 들을 때마다 기막힌 그의 랩 위에 대중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멜로디가 있다. 버벌진트가 힙합을 선택한 것이 일탈이라면, 그는 ‘영원한 일탈’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시험해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일탈을 시도할 수는 없다. 버벌진트가 힙합과 로스쿨을 병행하는 것도 일탈과 안정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든 일탈은 필요하다. 그룹 빅뱅이 새로 발표한 앨범의 타이틀곡 ‘Tonight’은 우리가 일탈을 해야 하는 이유를 들려준다. 청중들의 박수 소리로 시작하는 ‘Tonight’은 듣는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큰 클럽, 또는 공연장으로 안내한다. ‘Tonight’을 외치는 빅뱅의 노래와 함께 마치 야외에서 밤 하늘을 보며 춤과 음악을 즐기는 듯한 느낌. ‘Tonight’은 국내의 메인스트림 가요 중 드물게 가사뿐만 아니라 사운드 자체가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노래다. 그리고, 그 공간은 우리에게 하룻밤의 일탈을 제공한다. 모두 모여 박수를 치고,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 그건 누군가에게는 위험한 유혹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일탈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없다면 음악도, 춤도, 그리고 안정된 삶도 무의미하지 않을까.

빅뱅의 멤버인 지 드래곤과 탑이 결성한 듀오 GD&TOP‘High’‘Oh yeah’ 역시 가상의 공간 속에서 함께 ‘노는 것’을 권하는 노래들이다. 이 노래들은 신나게 노는 분위기를 잡은 뒤, 어느 순간 큰 스케일의 합창으로 이어진다. 노는 것, 또는 안정된 삶에서 벗어난 일탈이 줄 수 있는 그 들뜨는 느낌. 또는 희열. 그 일탈을 맛본 사람만이 더 즐겁게 평소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그래도 일탈이 두렵다면, 우선 존 레전드의 공연에 가볼 것을 권한다. 4월 19일과 20일 이틀간 열리는 그의 공연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일탈을 제공할 것이다. 그의 음악은 과격하거나 파격적이지도 않다. 세계 최고의 소울 뮤지션 중 한 명인 그는 언제나 부드럽게, 그러나 기분 좋은 리듬감을 함께 주며 듣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Save room’, ‘Maxine’처럼 봄의 햇살이 내려 쬐는 한적한 거리 같은 느낌이 드는 곡을 듣다 보면 굳어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고, 어느새 설렘이 찾아온다. 그의 음악을 듣는 것이 일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탈을 위한 마음가짐은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대한 두근거림. 그리고 그 느낌을 좀 더 가져보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을 가졌다면, 일탈을 위한 준비는 충분하다. 그리고, 달력을 뒤로 넘기자. 여름에는 콜드플레이가 온다는 소문이 있는 지산 록 페스티벌이 기다리고 있다. 콜드플레이가 오는 것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산 록 페스티벌에는 매해 콜드플레이 같은 유명 록 밴드들이 찾아온다. 그 페스티벌 안에서 마음껏 일탈을 즐겨보자. 그 때의 일탈이, 우리가 나머지 1년을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줄 것이다.










양준혁
삼성 라이온즈에 몸 담았던 전직 프로 야구 선수이자 SBS와 SBS ESPN의 야구 해설가다. 타격 폼이 마치 만세를 부르는 것 같아서 붙여진 ‘만세 타법’으로도 유명하다. 94년, 2002년과 2005년, 2008년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15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는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MBC <우리들의 일밤_신입사원>
창사 50주년을 맞이한 MBC가 특별 기획한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나운서를 시청자와 함께 방송을 찾고자 기획돼 화제를 모았다. 리얼 공개채용 프로그램으로서 최종 합격자에게는 MBC 아나운서국 정식 직원 채용의 혜택이 주어져 기회의 장이 됨과 동시에 흥미진진한 감동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MBC <스타오디션_위대한 탄생>
오디션 방식에 멘토 제도를 도입한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은 국내 실력파 가수들을 멘토로 초빙해 가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의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국적과 나이를 막론하고 참가 가능한 스페셜 오디션 프로그램 ‘위탄’은 음악인으로서의 자존심을 건 멘토들의 활약상과 이에 보답하는 제자들이 그려내는 감동 어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버벌진트
버벌진트는 ‘King of flow’라 불릴 만큼 세련된 플로우(flow, 랩의 흐름, 목소리 톤, 랩핑 등 라임을 잘 살리는 가사 전달력을 지칭)를 자랑하는 래퍼 겸 작곡가 한국말의 다음절 라임의 가능성으로 처음으로 널리 제시, 주목 받았고 오버클래스의 멤버로 자신감에 가득 찬 가사와 무대 매너를 선보이고 있다. 버벌진트는 ‘언어적인’이라는 뜻의 Verbal과 본명에서 나온 별명인 Jint를 합한 의미다.

GD&TOP
싱어송 라이터인 빅뱅의 멤버 G드래곤과 탑이 만나 시너지를 낸 결과물. 트리플 타이틀 곡인 ‘뻑이 가요’, ‘High high’와 ‘Oh yeah’는 하우스 리듬과 몽환적인 보이스로 대규모 클럽이나 공연장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2년 만에 돌아오는 빅뱅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라 할 만큼 이 앨범은 빅뱅의 활동 연장선상에 있다.

존 레전드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서정적인 가사로 전 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한 R&B 아티스트. 현재까지 800만 장에 달하는 음반 판매고와 9회에 걸친 그래미 상 수상 실적을 자랑한다. 환경 보호 운동과 아프리카 난민, 기아들을 위한 캠페인으로 2009년 ‘타임 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수상한 고객들 : 업계 최고의 안하무인 보험왕 배병우, 어느 날 고객의 자살방조혐의로 인생 최대 위기에 처하자 급기야 ‘고객 생명 연장 대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류승범, 성동일, 박철민이 출연하며 가수 윤하도 영화 나들이에 나선다. ‘불량 고객’들의 순수함과 가족애에 점차 빠져드는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웃음을 자아낸다.

주연 류승범, 성동일, 박철민 외 | 개봉 4월 14일




코펠리아 : 국립발레단이 1997년 최초로 시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해설이 있는 발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전막 해설발레 <코펠리아>가 돌아온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발레 작품으로 매진의 신화를 이루어냈던 이 공연은 중간중간에 해설자가 나와 발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야기 전개에 대해 관객과 함께 상상하고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2011년 4월 30일~5월 8일 |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 : ‘2011년 새롭게 공개되는 20세기 영웅들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이 전시의 특성을 대변한다. 세계적인 인물사진의 거장 유섭 카쉬의 사진전은 2년 만에 한국을 찾으며 보다 다양해진 구성으로 관객과 만난다. 대표작 중심으로 엄선된 총 10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이며 디지털 프린팅이 아닌 오리지널 빈티지 필름으로 소개된다.

2011년 3월 26일~2011년 5월 22일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 문의1544-1688




모카 <Happy!> : 싱그러운 총천연색 멜로디로 한국 음악 팬들을 사로잡은 인도네시아 밴드 모카(Mocca)의 한국 한정 베스트 앨범이 발매된다. 2008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로 내한해 관객이 뽑은 해외 아티스트로 꼽히고, 이듬해 6월 성공리에 단독 공연을 가진 바 있는 모카의 음악은 각종 CF에 삽입되며 국내 다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발매 3월 24일 | Beatbal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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