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란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술 등을 특허권으로 만들어 보호받게 해주거나 이를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문가다. 산업재산권 출원에 대한 대리 업무와 산업재산권 분쟁에 관한 심판 및 소송 대리 등을 수행한다. 고수익을 자랑하는 전문직인 만큼 높은 경쟁률은 물론, 합격까지의 과정도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국민대학교 나노전자물리학과의 김성민 동문과 김희진 학생은 변리사 시험에 나란히 합격하며 기쁨을 누렸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이곳에 담았다.
변리사 시험에 최종합격하기까지
변리사가 되려면 1차와 2차로 나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1차는 영어, 민법, 산업재산권법, 자연과학개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객관식 시험이다. 2차는 상표법, 특허법, 민사소송법, 그리고 선택 과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택 과목은 디자인보호법, 회로이론 등을 포함한 총 20여 개 정도다. 2차는 논술형으로 진행된다. 김성민 동문은 “변리사 자격증은 법학을 공부해야 하지만, 99%는 이공계가 지원한다”며 시험에 대해 설명했다.
“문과생에게 변호사 시험이 있다면 이과생에겐 변리사 시험이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평균적으로 시험 준비 기간은 3~4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 처음에는 1년 안에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요. (웃음)”
실제로 김성민 동문은 3년 만에, 김희진 학생은 3년 반 만에 합격했다. 김희진 학생은 군입대와 변리사 시험 준비까지 총 6년간 휴학을 했다. 현재 변리사를 합격했지만, 아직 1년 동안 학교를 다녀야 한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변리사가 되고 싶었다”며 시험 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변리사라는 직업은 알게 된 이후부터 제 꿈이었어요. 그래서 최종합격이 결정된 순간 드디어 됐다는 마음에 시원했죠. 이제 복학해서 1년간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요. 오랜만이라 설레기도 하고 낯설기도 합니다.”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면 250시간의 연수와 6개월간의 수습 과정을 필수로 거쳐야 한다. 그 이후에 변리사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 변리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후에는 대부분 특허법인이나 특허사무소에 취업한다. 경력이 쌓인 이후에는 금융권, 연구소 등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다양한 곳에 취업하기도 한다. 김성민 동문은 기계나 전자 쪽의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김희진 학생은 상표디자인 업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열심히 하면 안 되는 건 없더라고요
김성민 동문과 김희진 학생은 모두 변리사 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특별히 스터디에 들어가진 않았다. 자신들의 성향에 맞춘 선택이었다. 하지만 3년 안팎의 시간 동안 두 명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2차에서는 논술형 문제가 출제되는 만큼, 명확한 채점 기준이 없어 시험을 잘 봤다고 해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희진 학생은 “처음 1차에 합격하고 2차를 보기 전에 슬럼프가 찾아왔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월 말에 본 1차 시험에 합격하면 2차 시험을 두 번 치를 수 있어요. 2차 시험은 매년 7월마다 있는데요. 5개월 동안 2차를 준비해야 하는 거죠. 사실 5개월 만에 준비하는 건 불가능한 분량이긴 하거든요. 하지만 열심히 해보지 않고 안 될 거라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할 수 있다고 스스로 계속 다짐하고 되새기면서 공부했죠.”
김희진 학생은 실제로 고시 공부 자체가 혼자 하는 싸움인 만큼 강한 정신력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성민 동문도 이에 동의하며 “자신도 1차에 합격하고 슬럼프가 왔다”고 말했다.
“1차에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보상심리가 찾아왔어요. 잠깐 나태해졌죠. 하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핸드폰도 없애고, 친구들과 만남도 다 끊고 2차에만 매진했어요. 독하게 마음먹고 공부하니까 되더라고요.”
쉽지 않은 도전, 그리고 달콤한 결과
변리사 시험은 스펙이나 자격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똑똑한 이공계 대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만큼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다. 김희진 학생은 “책상 위에 자신의 사진과 ‘변리사 합격’이라는 문구를 붙여놨던 것이 힘들 때마다 보면 격려가 됐다”고 회상하며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싸운다면 안 되는 것은 없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동의하며 김성민 동문은 “내가 합격자 명단에 올라가는 순간만 상상했다”고 말했다.
“아직도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는 순간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어요.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이 어두울지 모르지만 곧 해가 뜰 테니까 모두 파이팅했으면 좋겠어요.”
김성민 동문과 김희진 학생은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서 동시 합격했다는 사실에 두 배로 기쁘다”며 서로의 앞길을 응원했다. 그들은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열심히 한 만큼 얻어지는 달콤한 결과를 꼭 맛보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커다란 도전 과제를 마친 국민인들, 앞으로 특허 전문가로서 지식재산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도전을 uniK가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