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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K VOL.14 2012 J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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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스펙트럼 | 정진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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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아웃 컬쳐

 

지난여름 지구촌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던 올림픽.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칠 때 사람들은 감동의 드라마에 흠뻑 빠졌다. 한국은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금메달 순위 기준 5위의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 올림픽이 열렸던 런던에는 세계적인 미술관도 많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내셔널 갤러리’와 ‘테이트 모던’을 둘러본다. 뜨거웠던 2012년 런던의 여름을 생각하며 그림 산책을 나서보자.





런던뿐 아니라 유럽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꼽히는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에 먼저 간다. 먼저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Peirre Seurat)의 작품을 본다.



신인상파보다는 점묘파로 얘기하면 더 쉽게 이해되는 화가 쇠라. 그는 수많은 작은 점들이 모여 큰 형체를 만들고, 화폭 위에서 색채가 섞이는 것보다는 인간의 망막에서 섞이는 것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과학적인 *시지각의 원리를 따라 그림을 그렸다.
* 시지각 [Perception, 視知覺] : 시각 감각 기관에 의한 지각.

그의 <아니에르의 물놀이(Une baignade à Asnieres)>는 어느 무더운 여름날 파리 교외의 강가 풍경을 그린 것이다. 이곳은 쇠라의 다른 대표작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의 배경이 되는 파리 교외의 그랑자트 섬의 바로 옆에 있다.
쇠라는 이전의 인상파 작가들 대부분이 순간적인 ‘인상’을 재빠르게 그리는 것에 반대하고, 한 작품을 오랜 기간을 걸쳐 준비했다. 그래서 이 그림 속 중요 인물들은 모두 쇠라가 아틀리에에서 미리 그린 것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 준비과정에서 완성된 그림만 14점에 달하기도 했다.

밝은 광선 아래의 대기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수천의 작은 점들은 그 열기의 알갱이들인지도 모른다. 중앙 인물의 머리카락이 열에 녹아내리는 것 같다. 빨간 모자를 쓴 오른쪽 아이는 누구를 부르는 걸까, 아니면 혼잣소리라도 지르는 걸까? 아이 등의 실루엣은 밝은 점과 어두운 점을 대비시켜서 만들어 냈다. 어슴푸레한 선이 이 아이를 곧 사라져 버릴 것처럼 보이게 한다.

강물은 수많은 색깔의 점들로 가득하다. 햇빛을 받아 뒤척이는 물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 안에서 멱을 감는 사람이 있고, 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자세히 보면 저 멀리 다리가 보이고 공장의 굴뚝까지 그려져 있지만, 아니에르강은 지극히 평화롭기만 하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하얀 여름날도 이제 아련하게 멀어져 간다.






쇠라의 그림 다음으로 보는 것은 영국 최고의 풍경화가 중의 하나인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의 <전함 테메레르호(The Fighting Temeraire)>.



테메레르는 영국이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을 물리친 트라팔가 해전에서 용맹을 떨친 전함이다. 그 영광의 배가 이제 해체될 항구로 들어오고 있다. 그림을 보면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범선인 전함이 산업혁명의 발명품인 증기선에 의해 예인되어 온다. 그런데 터너는 이런 주제를 즐겨 그렸다. 숭고하고 낭만적인 대자연의 풍경과 거기에 침범해 들어오는 당시 19세기 현대 문명의 흔적.
그의 세계는 다분히 낭만과 비관으로 가득하다. 광활한 자연 앞에 사람은 그저 아무 힘없이 굴복하고 마는 존재로 비친다. 자연은 불가항력의 힘으로 가득한 미스터리의 세계다. 그 안에서 인간은 거대한 눈사태 앞에 공포에 사로잡히고, 배는 풍랑을 만나 집채 같은 파도에 휩쓸리고, 어부는 잡은 고기를 놓치지 않으려 사력을 다하고, 선원들은 흑인 노예를 바다에 내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마저도 전통적인 것들이 사라져 가고, 현대적인 것들이 그 자리를 침범해 온다.

터너는 쇠라가 속한 인상파, 특히 모네와 많은 부분에서 연결되지만 엄연히 차이도 있다. 인상파가 자연을 다분히 행복한 시선으로 보았지만, 터너의 시선은 냉엄하기만 하다. 전자의 작품에서는 자연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춤을 추지만, 후자의 작품에서 인간은 그저 나약한 존재이고 대적할 수 없는 힘 앞에 무기력하며, 그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발버둥이나 칠뿐이다. 그래서 터너의 노래는 비장한 레퀴엠(장송곡)인 셈이다.

한편 터너의 하늘은 바다와 구분이 잘되지 않는다. 바다와 육지도 그렇다. 경계가 사라지고 하나가 된다. 그래서 터너의 예찬론자인 평론가 존 러스킨은 “그가 둘 사이의 구분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터너는 이 그림을 완성한 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my darling”이라고 불렀고, 절대 남에게 판매하지 않았다는 후일담도 있다.






이제 현대미술의 보고라 할 수 있는 테이트모던 미술관(Tate Modern Collection)에 간다. 여기서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을 본다. 팝 아트의 대가로 일컬어지며 당대에 이미 현대예술의 아이콘이 된 그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방 위의 활동을 펼쳤다. 특히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대중적인 스타들, 나아가서는 마오쩌둥 같은 유명 정치인들까지 특유의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찍어내면서 그 역시 대중의 스타가 되었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마릴린 2부작(Marilyn Diptych)>을 보자.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생을 살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그녀의 똑같은 얼굴이 왼쪽에는 칼라로, 오른쪽에서는 흑백으로 나온다. 역시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의 하나인 같은 이미지의 반복이다.

같은 소스, 즉 먼로의 같은 사진에서 나온 것이지만 격자 안에 들어간 각각의 이미지는 조금씩 달라진다. 농도와 톤이 바뀌면서 그 안에서 조금씩 변주를 이루는 것. 반복은 보통 의미의 강조를 위해서 사용되지만, 여기서 먼로는 차츰 사라져버린다. 흑백화면 속에서는 형체가 점점 희미하게 변한다. 마치 그녀의 불행한 죽음을 얘기하듯이.

그런데 워홀의 작업에서 보이는 같은 이미지의 계속된 반복, 요란한 색채 등은 초기에 그가 광고 일러스트 작가로 일한 경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은 어떻게 보면 소비적인 현대 자본주의의 모습에 대한 비판이나 언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단지 소비적 자본주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광고의 문맥을 충실히 따르는 작품으로 보인다. 그는 “예술은 비즈니스고 좋은 예술은 매우 좋은 비즈니스”라고 하기도 했다. 조금은 위악적인 뻔뻔함 때문에 굉장한 부자가 되기도 했으니, 아무튼 자신의 철학에서는 성공한 셈이다.